총회 참석 총대들 ‘박수’로 추대…반대파 참석 제지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목사가 30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기총 정기총회에서 26대 한기총 대표회장에 선출된 뒤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0.1.3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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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선거는 반대파로 분류되는 총대(대의원)들의 참석이 배제된 채 치러져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전 회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정기총회를 겸해 열린 한기총 회장 선거에 단독 후보로 출마해 총대들의 박수 추대로 연임에 성공했다.
한기총 선거관리 규정은 회장 후보가 단독일 경우 총대들의 박수로 추대할 수 있도록 한다.
총대 사이에서 박수 추대에 반대한다는 이의가 제기될 경우 추가 절자를 밟지만 이날 총회에서는 이의 제기가 없었다.
앞서 그는 한기총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했으나 후보 자격 논란 속에 자격심사를 통과했다. 전 회장은 제19대 대통령 선거 때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단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다.
또 최근에는 불법 모금 의혹, 횡령 등 각종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그가 ‘성직자로서의 영성과 도덕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된 자’를 회장 후보 자격으로 삼는 한기총 내부 규정을 충족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 총회에는 전 회장을 후원금 횡령 등으로 고발해 한기총에서 제명된 교단 총대들의 참석이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한기총 측은 정장에 검은 선글라스를 쓴 40∼50대 남성 여러 명을 총회장 출입구에 배치해 전 회장의 반대파로 분류되는 교단 총대들의 출입을 막았다.
출입이 막힌 한 교단의 총대는 한기총 제명 결정 효력을 본안 소송 때까지 정지한다는 내용의 법원 결정문을 들고서 항의했으나 총회 참석은 허용되지 않았다.
출입구를 지키던 이들은 일부 언론의 취재를 물리력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한기총은 반대파로 분류되는 교단장들이 이날 총회 개최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낸 점을 들어 또다시 이들을 제명하는 징계를 내렸다.
전 회장은 이날 총회에서 “불법 고발한 사람들은 제명하게 돼 있다”며 “(이들을) 다시 받아들여 총회를 하면 총회가 안 된다. 막 난리 치고, 소란치고 총회를 방해하기 위해서 법에다 소송까지 한 사람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정견 발표 자리를 통해서는 지난해 청와대 앞 거리 집회에서 ‘하나님 까불면 죽어’라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전 회장은 “당시 성령이 충만했다”면서도 “신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발언이 맞다”고 인정했다.
이어 “걱정을 끼쳐 드린 것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자신을 취재하는 언론을 향해서는 “교회에 관한 기사를 쓰거나 취재를 할 경우 신학교를 졸업한 사람을 기자로 써라. 그것을 제안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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