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임윤찬
유학 없이 18세로 최연소 정상
올솝 심사위원장과 마음 통해
악보와 자신 사이 독창성 모색
미국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30일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학교 이강숙홀에서 스크랴빈의 프렐류드와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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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16회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한 임윤찬(18)은 학생티를 벗지 못한 듯 수줍은 표정이었다. 그는 30일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학교 이강숙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승인) 손민수 선생님과 상의하며 앞으로의 일을 결정하고 피아노를 계속 배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윤찬의 이번 우승은 해외 유학 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파가 일궈 낸 성과다. 하지만 그는 “저보다 더 훌륭한 피아니스트들이 많으니 후배들이 저를 롤 모델로 삼지 않았으면 한다”고 겸양의 태도를 보였다.
이번 대회 준결선과 결선 무대에서는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과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을 연주하면서 폭발적인 에너지와 뛰어난 재능을 선보였다. 그는 “초절기교 연습곡을 사람들이 어렵게 느끼는 것 같은데 손 선생님께서 레슨 때마다 테크닉을 넘어 음악으로 되돌아오는 순간이 초절기교라고 강조했기에 그 점을 생각하면서 연습했다”고 말했다.
마린 올솝 심사위원장은 결선 무대에서 임윤찬과의 협연을 지휘하고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임윤찬은 “진심으로 존경했던 분인데 이번 심사위원 명단에 이름이 있는 걸 보고 굉장히 기대했다”며 “마음이 통해서 음악이 더 좋게 나올 수 있었다. 연주가 끝난 후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본인의 콩쿠르 연주 영상을 본 소감을 묻자 그는 “콩쿠르 기간엔 유튜브 등을 모두 지웠고, 사실 지금도 제 연주를 제대로 안 들어 봐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요새 유튜브 덕에 다른 사람 연주를 쉽게 들어 볼 수 있고 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좋았던 연주를 따라 하게 되는데 잘못된 것 같다”며 “옛날 음악가들은 인터넷도 없이 악보와 자기 자신 사이에서 음악을 찾은 사람들이라 독창적인 음악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손민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본인의 음악적 지조를 끝까지 잃지 않는다면 임군은 흔들리지 않는 음악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2-07-0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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