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가 몽골 침략에 맞서 수도를 강화도로 옮긴 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에서 대형 온돌을 설치한 흔적이 확인됐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고려시대 사찰 유적으로 추정되는 강화 묘지사지(妙智寺址·묘지사 절터)에서 전통 난방 방식인 온돌을 사용한 흔적을 발견했다고 28일 밝혔다.
고려시대를 다룬 역사서 ‘고려사’(高麗史)에 따르면 강화 묘지사는 고려 원종 5년이던 1264년 왕이 마니산 참성단에서 초제(醮祭)를 지내기 전에 거처했던 사찰로 알려져 있다.
연구소에 따르면 절터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축대를 쌓아 만든 평탄한 건물터를 확인한 결과, 위쪽에서 동쪽 일부를 제외한 방 전체에 온돌이 깔린 흔적이 나왔다.
건물터는 동서 너비 16.5m, 남북 길이 6.3m에 이른다.
건물은 가로 5칸, 세로 2칸 크기로 추정되며 방 양쪽에 온돌이 분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소는 “온돌 아궁이는 건물터의 동쪽 칸과 서쪽 돌출부에 조성돼 있다”며 “아궁이를 통해 유입된 열기가 ‘ㄷ’ 형태로 회전하면서 방을 덥힌 뒤 연기 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온돌방에 설치된 고래둑(열기가 통과하는 통로)은 너비가 40∼60㎝이며 고래둑 위에 얹어진 구들장 역시 길이가 70∼120㎝로 지금까지 확인된 다른 온돌 시설물과 비교해 규모가 매우 큰 편으로 조사됐다.
방 전체에 온돌을 설치한 시설은 고려 후기부터 등장해 정착한 것으로 여겨진다.
강화도에서는 방에 부분적으로 온돌이 설치된 흔적이 발견된 적 있으나, 이처럼 크기가 크고 방 전체에 깔린 형태를 확인한 건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