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맥, 16년 만에 여객기 개발
경쟁사 기종보다 가격 20% 저렴
‘중국 제조 2025’ 대표 성과 평가
핵심 부품 미국산… 성장 걸림돌
인민일보는 29일 1면 기사로 “중국 동방항공 C919 여객기(항공편명 MU9191)가 전날 오전 10시 32분(현지시간) 상하이 훙차오 국제공항에서 이륙해 낮 12시 31분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여객기에는 승객 128명이 탑승했다. 인민일보는 “C919는 중국 최초로 국제 통행운항 기준에 따라 독자적인 지식재산권을 가진 민항기”라며 “첫 상업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민간 항공기 시장에 공식 진입했다”고 자랑했다. C919는 중국상용항공기(COMAC·코맥)가 2006년부터 개발에 나서 16년 만인 지난해 형식 인증(항공기 설계가 주요 기준을 충족했다는 증명)을 마친 중형 여객기다.
동방항공이 공시를 통해 밝힌 C919 가격은 9900만 달러(약 1300억원)로, 경쟁 기종인 에어버스(유럽) A320 시리즈·보잉(미국) B737 시리즈(최대 1억 3000만 달러) 대비 20% 이상 저렴하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연임을 확정하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둔 지난해 9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C919 개발에 참여한 이들을 초청해 성과를 치하했다.
시 주석이 C919를 각별하게 챙기는 이유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중국 제조 2025’(중국을 2025년까지 제조업 초강대국으로 키운다는 구상) 대표 성과물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첨단기술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어렵게 일궈 낸 결과물이어서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현재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200명 안팎을 태우고 단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저비용항공사(LCC)가 크게 늘면서 중형 항공기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코맥의 도전장은 보잉과 에어버스가 장악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는 의미가 있다. 업계에서는 강력한 후발주자인 코맥이 가세하면서 시장 구도가 ‘ABC’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실제로 코맥은 동방항공을 시작으로 자국 항공사에서만 1000대 넘게 선주문을 받은 상태다.
다만 C919의 핵심 부품이 미국산이어서 워싱턴이 마음만 먹으면 공급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게 걸림돌이다. 검증되지 않은 안전성 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미 연방항공청(FAA) 인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서구로의 수출도 쉽지 않아 보인다.
2023-05-30 1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