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남녀만 있을 뿐”…美 여권서 사라진 ‘X’

“오직 남녀만 있을 뿐”…美 여권서 사라진 ‘X’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5-01-23 00:50
수정 2025-01-23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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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성’ 선택 기능 삭제 행정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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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성별만 인정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사진은 2022년 처음으로 성별을 ‘X’로 표시해 발급한 63세 다나 짐의 여권 사진. 포트콜린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성별만 인정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사진은 2022년 처음으로 성별을 ‘X’로 표시해 발급한 63세 다나 짐의 여권 사진.
포트콜린스 AP 연합뉴스


미국 여권에서 남성과 여성 외 ‘제3의 성’을 선택할 수 있는 절차가 사라졌다고 21일(현지시간) NBC 방송 등 미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그동안 여권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에서 성별을 표기할 때 남성(M)과 여성(F) 또는 다른 성별 정체성을 뜻하는 ‘X’를 택할 수 있게 했지만 이날 아예 해당 기능을 삭제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도입한 해당 섹션에는 “우리는 성소수자(LGBTQI+)를 포함한 모든 사람의 자유, 존엄성, 평등을 옹호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지만 이 문구도 사라졌다. 이날 오후부터 인터넷에서 해당 섹션을 검색하면 일반 여권 정보 페이지로 연결된다.

국무부의 이런 조치는 전날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남성과 여성만을 인정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령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오늘부터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은 남성과 여성 두 가지 성별만 존재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성 정체성을 확대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을 뒤집는 것으로 여권 성별 표기가 가장 상징적인 ‘1호 조치’가 됐다.‘여성을 성 이념 극단주의로부터 보호하고 연방정부의 생물학적 진실을 회복한다’는 제목의 트럼프 행정명령은 “성별은 변경할 수 없으며 근본적이고 논란의 여지가 없는 현실에 근거한다”고 명시했다.

미 정부는 성별 표기를 ‘젠더’(gender)에서 ‘성’(sex)으로 바꿀 예정이다. “성이란 개인의 불변하는 생물학적 분류”란 것이 트럼프 정부의 설명이다. 앞으로 미 연방교도소, 이주자 보호소, 성폭력 피해자 쉼터 등은 남성과 여성으로만 구분되는 공간을 운영해야 한다. 이에 성소수자들은 2015년 전국적으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판결이 뒤집힐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25-01-2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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