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북미 정상회담] 美 ‘북한판 마셜플랜’… 민간투자 길 열어줘 윈윈 개발 손짓

[6·12 북미 정상회담] 美 ‘북한판 마셜플랜’… 민간투자 길 열어줘 윈윈 개발 손짓

한준규 기자
입력 2018-05-14 23:08
수정 2018-05-1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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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대규모 투자 허용될 것”…비핵화 후 경제 보상 밑그림 윤곽

“기업 자본 투입… 납세자 부담 0”
정권교체·붕괴·흡수통일·침공 NO
대북 ‘4NO’ 방침도 분명히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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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새로운 민간 대북 투자 모델을 제시하는 등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연일 ‘당근’을 내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북한에 비핵화 대가로 김정은 체제 보장과 더불어 미국의 대북 민간 투자의 길을 열어 줌으로써 ‘퍼주기식 원조’가 아닌 북·미가 윈윈할 수 있는 ‘투자식’ 개발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CBS 등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한다면 미국의 대규모 민간 투자가 허용될 것”이라며 비핵화 이후 경제 보상의 밑그림을 구체화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위험을 감수하는 쪽은 (북한에 민간투자를 하는) 우리의 기업인들과 자본 제공자들이지 미국 납세자들이 부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에너지(전력)망 건설과 인프라 개발을 미국의 민간 부문이 도울 수 있다”면서 “대북 제재를 해제, 미 자본이 북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농업 장비와 기술, 에너지가 절박하게 필요한 상황인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의 기업인과 자본 공급자 중 가장 훌륭한 이들과 이들이 가져올 자본을 (비핵화 대가로)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만약 우리(미국)가 비핵화를 얻는다면 제재 완화는 물론이고 그보다 더 많은 것이 있을 수 있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고기를 먹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북한을 도와줄 미국 농업의 능력을 포함해 모든 부분에 협력할 용의가 있다”며 플러스 알파도 제시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1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번영’을 두 차례나 강조하는 등 처음 북한의 비핵화에 따른 경제 보상에 운을 뗀 지 이틀 만에 구체적인 방법론에 알파까지 제시한 것이다. 워싱턴의 한 외교관은 “폼페이오 장관의 구체적인 ‘당근’ 제시는 체제 붕괴와 미국의 약속 위반 등의 걱정으로 망설이는 김 위원장에게 ‘통 큰’ 결단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민간투자’ 모델을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럽 국가들의 경제 부흥을 위해 미국이 마련한 ‘마셜플랜’에 빗대 ‘북한식 마셜플랜’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다만 민간 투자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변형된 마셜플랜이라는 것이 공통된 평가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정권 교체와 붕괴, 흡수통일, 북한 침공 등 네 가지를 안 하겠다는 4노(NO) 방침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우리는 확실하게 (김정은 정권의) 안전 보장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김 위원장이 북한과 북한 주민을 위한 전략적인 변화를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8-05-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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