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오바마 지지율 1%P차 다시 초접전
미국 월가(街)발 금융위기가 ‘페일린 효과’를 집어삼키며 미 대선을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16일(이하 현지시간) ABC방송 여론조사 결과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47%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1%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반면 라스무센 조사에선 48%의 매케인 후보가 오바마 후보를 1% 포인트 앞섰다. 또 이날 나온 CNN의 조사에서는 두 후보 모두 45%의 지지율로 같았다.
여론조사에서 서로 앞섰다고는 하지만 오차범위 이내여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의 초접전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두 후보측은 서로 ‘경제 문제의 적임자’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는 이날 플로리다주 올랜드에서 가진 유세에서 “카지노와 같은 월가의 운영 방식을 종식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수백만달러를 받는 최고경영자(CEO)들은 일반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이를 뜯어고치겠다.”고 강조했다.
매케인 후보는 또 이날 ABC 방송에 출연,“금융위기가 어떻게 발생했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파악하기 위해 ‘9·11 테러조사위’와 같은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오바마 후보는 ‘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현재의 금융위기는 192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상태”로 진단하고 “우리가 지난 며칠간 목격한 것은 완전히 실패한 경제 철학에 대한 최종 심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후보는 또 “현재의 금융 위기 중심에 있는 부시 정부와 매케인의 경제 철학이 같다.”며 매케인은 부시와 같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오바마 후보는 매케인 후보가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튼튼하다.”는 발언도 물고 늘어졌다. 그는 이날 콜로라도주 골든에서 가진 유세에서 “나는 혼란에서 빠져 나올 리더십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양측 모두 경제 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 맵을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두 후보와 러닝메이트 모두 경제에는 문외한”이라고 보도했다.
양측은 약점 보완을 위한 행보를 통해 백악관 입성길을 다졌다. 매케인 후보는 23일부터 4일간 뉴욕에서 열리는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CGI)’에 참석, 연설한다. 오바마 지지 선언을 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주최하는 이 행사에 오바마 후보는 참석하지 않는다.
또 외교 경험이 일천한 세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23일 유엔을 방문, 각국 지도자들은 만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오바마 후보는 이날 베벌리힐스에서 가격이 최고 2만 8500달러짜리 참가 티켓을 팔면서 선거 자금 모금에 나섰다. 또 미국 최대 여성단체인 전미여성기구(NOW)는 이날 오바마 지지 선언을 냈다. 오바마 후보는 공화당의 페일린 부통령 후보 이후 멀어진 여심(女心)을 돌릴 수 있는 전기를 잡았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2008-09-1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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