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광장] 일상의 날개, 중구 어르신 교통비

[자치광장] 일상의 날개, 중구 어르신 교통비

입력 2025-11-04 00:49
수정 2025-11-0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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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앱으로 택시를 타게 되니 세상이 달라 보여.”

스마트폰 사용이 두려웠다는 중림동의 한 어르신. 어느 날 딸에게 택시 앱 쓰는 방법을 배우셨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변화가 일어났다.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불러 탈 때마다 ‘자존감 회복’을 느꼈던 것이다.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겼던 스마트폰을 통화 외의 용도로 쓰는 경험이 어르신에게 세상과 다시 이어지는 기쁨을 안겼다. 오랜 세월 잊었던 자존감을 되찾아 준 것은 다름 아닌 중구의 어르신 교통비 지원사업이다.

중구는 2023년 11월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어르신 교통비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버스와 택시를 이용하면 월 4만원까지 이용액을 환급하는 방식이다. 첫해 2만원으로 시작해 매년 만원씩 지원액을 늘렸다.

대상자는 거주지 동주민센터에서 간단한 신청 절차만 따르면 된다. 지금 중구에 사시는 65세 이상 어르신 2만 7000여명은 누구나 차별 없이 이동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보통 어르신들은 거동 자체를 껄끄러워하신다. 여기에 뒤따르는 교통비 부담은 병원 진료나 장보기처럼 어르신들에게 필수적인 외출조차 망설여지게 한다. 자연스레 사람을 만나는 일도 줄어든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과 주고받는 일상이 중요한데 교통비가 어르신들의 발을 묶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중구의 어르신 교통비 지원에는 그들의 실제 생활 반경과 이동 수요를 꼼꼼하게 분석한 세심함이 담겨 있다. 어르신들과 만나 보면 지하철이 무료여도 긴 환승 구간이나 계단 이동 때문에 선뜻 이용하기가 꺼려진다고 하신다. 언덕배기 동네에서는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길도 쉽지 않다.

그래서 중구는 버스비는 물론 택시비도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는 수도권 전역으로 지원 범위를 정했다.

2년이 지난 지금, 어르신 교통비 지원은 그들의 삶 전반에 걸쳐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 지난 8월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2%가 교통비 지원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지난해보다 12% 포인트 올랐다. 80%는 외출이 늘었고 98%는 건강이 좋아지고 사람들과의 만남이 잦아지는 등 일상의 긍정적 변화를 체감한다고 했다.

유일한 수입이 연금이라 생활비가 빠듯해 택시는 꿈도 못 꾸다가 교통비 지원 덕분에 아내가 택시를 탈 수 있었다는 다산동 어르신, 다발성 골수종인 남편과 병원을 오갈 때 교통비 지원이 큰 힘이 됐다며 남편과의 마지막 시간을 추억하던 광희동 어르신, 교통비 걱정 없이 친구들을 실컷 만나고 서예와 어반 스케치를 배우면서 우아한 여가를 보내고 있다는 신당동 어르신까지. 중구의 어르신 교통비 지원은 그들의 삶에 적지 않은 활력을 주고 있었다.

내년 사업은 한층 진화한다. 우선 지원액을 월 5만원으로 인상한다. 택시 호출이나 결제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경로당과 복지관을 직접 찾아가 사용법을 알려드리고 콜센터도 운영한다. 만족도 조사에서 나온 어르신 의견도 담을 것이다.

어르신의 일상을 응원하고 사회 참여를 돕는 교통비 지원은 ‘언제나 든든한 내편중구’가 지향하는 생활 밀착 행정이다.

지원받은 교통비로 용기 내어 찾아간 카페의 라테가 그렇게 달콤했다는 어르신의 교통비 수기 문구처럼 앞으로도 중구는 어르신들의 일상을 더 환하고 향기롭게 가꿔 드릴 것이다.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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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성 서울 중구청장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
2025-11-04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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