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강국’의 씁쓸한 현주소… 세계 100대 기업 중 한국은 3곳

‘반도체 강국’의 씁쓸한 현주소… 세계 100대 기업 중 한국은 3곳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22-10-24 18:36
수정 2022-10-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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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SK스퀘어
“법인세 부담에 시총·수익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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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자료사진. 서울신문DB
반도체 자료사진. 서울신문DB
반도체 기술 패권을 거머쥐기 위한 주요국의 경쟁과 견제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강국’을 자부하는 한국은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0대 반도체 기업에 3개 기업만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한 기업은 SK하이닉스의 모기업인 투자전문 지주사 SK스퀘어로, 사실상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이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 대응하고 있다.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달 기준 시총 100대 반도체 기업의 경영 지표를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은 100위권 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SK스퀘어 등 3개 기업이 포함됐다. 중국 42곳, 미국 28곳, 대만 10곳, 일본 7곳과 비교하면 크게 뒤처진 수치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으로부터 인적 분할한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는 1년 새 시총이 20계단 밀려난 100위로 간신히 100대 기업에 들었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1·2위를 나란히 기록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불황’을 맞아 시총 순위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 2018년 글로벌 시총 1위였던 삼성전자는 올해 대만 TSMC(1위)와 미국 엔비디아(2위)에 차례로 밀리며 3위로 내려앉았다. SK하이닉스도 4년 사이 4계단 하락하며 14위에 머물렀다.

한국 기업들의 매출액 순이익률은 2018년 16.3%에서 지난해 14.4%로 1.9% 포인트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미국과 일본, 대만 기업의 순이익률은 각각 3.9% 포인트, 2.0% 포인트, 1.1% 포인트씩 오르며 한국과 대조를 보였다.

중국 기업들은 거대한 내수 시장과 국가적 지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부상했다. 중국 기업의 2018년 대비 2021년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26.7%로 중국 외 기업(8.2%)에 비해 3.3배 높았다.

한국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도 지난해 기준 8.3%로 미국(16.5%)과 일본(10.8%), 대만(9.7%)보다 낮았다. 전경련은 R&D 투자 비율은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에서 높고 한국·대만의 메모리·파운드리처럼 생산공정이 중요하면 낮은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의 법인세 부담률은 지난해 26.9%로 미국(13.0%), 대만(12.1%)의 2배 수준이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한국 반도체 기업의 시총 순위 하락과 수익성 악화에는 경쟁 국가보다 높은 세금 부담도 한몫했다”면서 “반도체 산업 우위를 유지하려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미국처럼 25%로 높이는 등 공세적인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22-10-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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