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후 긴급 사장단회의 개최 ‘성과’ 공유
우회 수입 합의·제3 수입처 확보 등 추측李부회장, 사장단에 ‘위기대응 계획’ 요청
정부 고위 관료와 비공개 회동 가능성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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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이날 “이 부회장이 최근 일본 출장 기간에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약간의 물량을 구하는 성과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기민한 대응으로 급한 불은 끈 듯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 디바이스솔루션(DS) 및 디스플레이 부문 최고경영진을 소집해 긴급 사장단 회의를 가진 자리에서 이 같은 ‘출장 성과’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추가로 확보한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경로를 통한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재고량과 함께 당장 심각한 생산 차질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추가 물량이 일본 소재 생산업체들로부터 직접 받아오는 형태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의 수출 통관 규제가 여전히 삼엄한 상황이기 때문에 해외공장 물량을 우회 수입하는 데 합의를 봤거나 제3의 수입처를 확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일본 출장에서 추가 물량 계약을 직접 맺은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부회장이 이 같은 출장 성과를 설명한 긴급회의에는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부회장과 진교영 메모리사업부 사장, 강인엽 DS부문 시스템 LSI사업부장(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단기 현안 대처에만 급급하지 말고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면서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한편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긴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할 것을 사장단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이 추가 수출 제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업부문에 대해서도 위기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고 기민한 대응을 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 소재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중국, 대만, 러시아 등으로 거래선을 다변화하는 방안이 회의에서 논의됐다”면서 “국내 소재 산업 육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정부 고위 관료와 비공개 회동을 가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나 SK, LG 등은 지난 10일 청와대 기업간담회에 총수가 참석했는데 삼성에서는 전문경영인이 참석했다. 당시 불참했던 이 부회장이 고위 관료와 만나 출장 결과를 공유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9-07-15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