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운명의 날… 자회사 가치 부풀렸나가 핵심

‘삼바’ 운명의 날… 자회사 가치 부풀렸나가 핵심

이두걸 기자
이두걸 기자
입력 2018-05-16 22:50
수정 2018-05-1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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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감리위 주요 쟁점은

코스피 상장 이전 분식회계 심의
물산-제일모직 합병 연관성 초점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가능성도
금감원과의 장내 혈투 시선집중


김태한 사장 직접 소명 나서기로
감리위원 상당수 삼성 연관 논란
금융당국 “당일 결론 어려울 것”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여부를 둘러싸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금융당국이 17일 처음 맞붙는다. 금융위원회 및 증권선물위원회의 자문기구인 감리위원회가 그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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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한(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연합뉴스
김태한(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연합뉴스
지금까지의 ‘장외 설전’을 넘어 ‘장내 혈투’를 벌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인정 여부에 따라 양 측은 ‘치명상’을 입을 수 밖에 없어 시장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만 사안의 복잡성 등에 따라 이달 말 쯤에나 감리위 결과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1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17일 오후 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감리위가 열린다. 감리위는 금융감독원이 지적한 ‘회계처리 위반사항’에 대해 심의를 하게 된다. 이를 토대로 향후 증선위와 금융위가 제재 여부 및 임원 검찰 고발, 과징금 부과 등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

이번 감리위는 일반 재판과 흡사한 대심제로 진행된다.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이 동시에 출석해 분식회계 여부 등에 대해 공방을 벌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김태한 사장이 직접 소명에 참여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복잡한 사안이 주로 대심제가 적용되는 만큼, 이번 감리위는 하루만에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 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6년 11월 코스피 상장 전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부풀렸는지 여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말 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연결)에서 관계회사(지분법)로 변경했고, 이에 따라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바꿨다. 그 결과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해 1조 9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초우량회사’로 변신했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보는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제회계기준(IFRS)을 충실히 반영한 결과”라고 반박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바이오에피스를 공동 설립한 다국적 제약사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도 주요 쟁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바이오젠이 ‘50%-1주’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바이오에피스의 지배력이 약해지게 돼 관계회사로 회계 처리를 변경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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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에피스 지분율은 2012년 설립 당시 85%에서 현재 94.6%로 되레 확대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를 토대로 당시 제일모직이 보유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2015년 7월에 이뤄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나온다.

감리위 위원의 자격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감리위는 김학수 증선위 상임위원이 위원장을 맡고 김광윤 아주대 교수, 박권추 금융감독원 회계전문위원, 박정훈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이문영 덕성여대 교수, 이한상 고려대 교수, 임승철 금융위 법률자문관, 정도진 중앙대 교수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중 상당수가 삼성 측과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부 위원이 ‘금감원이 잘못 판단했다’는 의견을 공개하는 등 공정성이 훼손되고 있다”면서 “금감원의 특별 감리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2018-05-1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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