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업무보고/“일자리 창출” 또 세금카드

재경부 업무보고/“일자리 창출” 또 세금카드

입력 2004-01-29 00:00
수정 2004-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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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稅制) 공화국’이라는 별칭이 붙은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또 세금카드를 빼들었다.

전날 경총의 건의를 변형시켜 받아들인 ‘임시 고용세액공제 제도’는 언뜻 보면 파격적이다.그러나 저임금·비정규직 양산 등 고용의 질(質)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와,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대책을 급조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아무리 세금감면을 받더라도 기업들이 반드시 내야 할 법인세 하한선(최저한세)이 있어 감세로 인한 고용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재계도 겉으로는 환영하면서도 실제효과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고 있다.특별소비세 폐지도 따지고 보면 실질혜택이 크지 않다.

●“일자리 다오,세금 깎아줄게”

올해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도입되는 고용 감세(減稅)제도는 세금 자체를 깎아주는 세액공제라는 점에서 일단 기업주의 귀를 솔깃하게 한다.공제액도 1인당 100만원으로,중소기업 평균 법인세 납부액이 28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기업들의 평균 법인세 부담률이 20%이기 때문에 세금 100만원을 깎아주면연간 인건비로 500만원을 간접 지원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생긴다.예컨대 연봉이 1000만원인 직원을 신규 채용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실제 인건비 부담이 500만원에 불과한 셈이다.이 직원이 청년층이라면 노동부의 ‘인턴채용 보조금(월 60만원씩 6개월간)’까지 받을 수 있어 순수 인건비 부담은 더 줄어든다.

수요가 있는데도 고용을 미뤄온 기업이라면 이번이 매력적인 직원 채용기회다.단,직원수를 ‘순증(純增)’시켜야 해 세금혜택만을 노린 ‘반짝 채용’이나 ‘기존인력 감축 후 신규채용’ 등의 얌체 술수를 쓰기는 어렵다.

●‘최저한세’ 걸려 혜택 미미

1000만원의 법인세를 내는 기업이라면 신규직원 10명만 채용하면 세금부담이 거의 없다는 이론적 계산이 나온다.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앞서 말한 ‘감세 하한선’ 때문이다.한 조세전문가는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현재 최저한세만 내고 있어 고용을 늘리더라도 세금감면을 더 받을 여지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수혜대상 79만명,감세효과 3500억원이라는 정부의 주장은 과대포장됐다는얘기다.

경총 관계자도 “세금 100만원을 줄이기 위해 수천만원의 인건비를 들여 직원을 채용할 기업이 얼마나 될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재경부 성수용(成守鏞) 법인세제 과장은 “올해 중소기업에 대한 최저한 세율을 12%에서 10%로 낮췄기 때문에 2%포인트만큼 고용 감세를 더 받을 여지는 있다.”고 반박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전문가는 “당장은 고용을 늘리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가뜩이나 심각한 정규직 채용 기피현상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기업들이 세제혜택을 많이 받기 위해 박봉의 임시직 형태로 ‘머릿수’만 늘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그러나 노동연구원 정인수 부원장은 “지금 중요한 것은 일자리의 질이 아니라 일자리 자체”라면서 “고용유인책이 제시된 것은 의미있다.”고 말했다.

●술·담배 세금 오르고,이자소득 비과세는 확대

이자소득에 대해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아도 되는 ‘비과세 생계형 저축상품’의 가입한도는 1인당 2000만원이다.

정부는 이 한도를 곱절로 늘리거나 가입자격 나이 기준(65세 이상)을 크게 낮추는 방안을 추진중이다.금리생활자의 월 평균 이자소득을 지금의 30만원 수준에서 4만원 정도 더 늘려주겠다는 복안이다.대신 술·담배에 붙는 세금을 올리고,‘농어가 목돈마련저축’ 등 다른 비과세 상품을 폐지해 세수(稅收) 감소분을 벌충할 방침이다.특별소비세 폐지의 경우 전체 특소세수의 90%를 차지하는 자동차·에어컨 등이 제외돼 ‘생색내기용’ 성격이 짙다.

안미현기자 hyun@
2004-01-2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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