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도 못 꺾었던 우리말글 지킴이/한글학회장 눈뫼 허웅 옹 별세

일제도 못 꺾었던 우리말글 지킴이/한글학회장 눈뫼 허웅 옹 별세

입력 2004-01-27 00:00
수정 2004-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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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글을 갈고,닦고,지키는데 평생을 바친 한글학회 회장 눈뫼 허웅(사진) 옹이 26일 오전 10시13분 경기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86세.

경남 김해 출신인 고인은 어릴적부터 우리말 연구에 뜻을 두고 평생을 한글 지키기와 후학 양성에 바친,이시대 대표적인 한글학자로 꼽힌다.

특히 우리 역사를 거짓으로 꾸미고 말글을 빼앗으려는 일제에 맞서 한글운동을 시작해 평생 이 뜻을 버리지 않은 올곧은 인물로 평가된다.

고인이 우리 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동래고보 시절 학교 근처의 허름한 가게에서 ‘중등조선말본’을 구입하게 된 게 계기였다.외우다시피 이 책을 탐독하며 우리 말에 푹 빠져들었으며 동래고보를 마친 뒤 연희전문에 들어간 것도 그 저자인 최현배 선생에게 배우기 위해서였다.그러나 최현배 선생이 경찰에 검거되면서 자신도 연희전문을 도중에 그만두었다.

일제강점 말기인 1943년부터 해방때까지 징용을 피해 창원 사설강습소에서 교사 생활을 하다 해방이 되면서 고향 김해에서 한글 강습을 열어 강사 생활을 시작했다.이후 광신상업고,한성고 교사를 거쳐 부산대 조교수와 성균관대 조교수,연세대 조교수·부교수,서울대 조교수·부교수를 지냈다.

고인은 한글 지키기에 일관하며 후학 교육에 힘쓰던중 첫딸과 둘째딸을 잃는 불운을 겪었으나 한글 교육의 공을 인정받아 1960년 정부 국어심의회 한글분과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데 이어 같은 해 한글학회 이사로 추앙받았다.1970년 한글학회 재단 이사장에 취임했으며 이듬해 최현배 선생이 타계하면서 한글학회 회장을 물려받아 임종때까지 한글학회를 이끌어왔다.

이밖에 국어조사연구위원회 위원장과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이사,사단법인 애산학회 이사장,한글문화단체 모두모임 상임고문,연세대 석좌교수를 지냈으며 외솔상(학술부문)과 국민훈장 모란장,제1회 성곡학술문화상,세종문화상(학술부문),제1회 주시경학술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주해 용비어천가’(1955),‘국어음운론’(1958),‘언어학 개론’(1963),‘우리말 우리글’(1979),‘16세기 우리 옛말본’(1989),‘20세기 우리말의 형태론’(1995)등 다수가 있다.유족은 황(울산대교수), 원욱(건국대교수)씨와 혜숙·혜련씨 등 2남2녀.발인은 30일 오전 8시 서울아산병원(02)3010-2293 한편 정부는 이날 고인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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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기자 kimus@
2004-01-2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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