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유권자가 지켜보고 있다

[열린세상] 유권자가 지켜보고 있다

김민전 기자 기자
입력 2004-01-09 00:00
수정 2004-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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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는 설렘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지난 한 해 동안 마무리짓지 못하고 새해로 넘기게 된 사회적,경제적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지만,그보다는 새해가 다시 한번 정치에 사활을 걸고 이전투구하는 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탓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정치권은 국민들이 겪는 경제적 고통도,지난 대선을 통해 표출된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도,국가의 위신도 모두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당리당략만을 위해 정쟁을 벌여왔다.재신임 정국과 단식 정국으로 이어지는 정치권의 끝없는 기싸움은 이태백,사오정,오륙도로 대변되는 경제적 어려움보다도 더 국민들을 맥빠지게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의 결의를 다져야 하는 이 시점에서도 정치권은 여전히 자기 밥그릇 챙기기와 상대방 죽이기에 골몰하고 있다.선거구의 인구편차가 3대1을 넘지 않도록 늦어도 2003년 말까지는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라고 헌법재판소가 판정한 지 2년이 지났지만,정치권은 법을 개정하지 못하고 현 선거구와 선거법을 위헌으로 만들었다.그러고는 모두 상대방의 탓이라고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차떼기로 음성자금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정치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유용했음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진정한 양심고백을 하지도,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지도 않는다.범국민개혁협의회가 만든 정치자금관련 안이라도 입법화시키라는 최소한의 국민적인 요구에 대해서는 귀 막고 상대의 잘못이 더 크다고 강변하고 있을 뿐이다.

사사건건 정쟁으로 일삼던 정치권이 비리의원을 보호하는 데에서는 남의 일이 아니라는 듯 뜻을 같이했다.이심전심으로 비리의원 7명 전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후에는 비리의원들을 향해 축하한다는 말을 서슴없이 던지는 몰염치함을 보이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제17대 국회의원선거가 100일도 남지 않았는데 각 정당은 총선승리만을 외칠 뿐,정치관계법의 정비일정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선거구획정이 되지 않은 것은 물론,돈 선거를 규제하기 위한 제도적인 정비가 전혀 되지 않은 채 그 어느 때보다많은 정치지망생들이 당내 경선이다 뭐다 해서 선거바람에 휩싸일 경우 선거를 치르다가 나라가 망한다는 탄식이 나오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 뻔한데도 정치권은 선거를 코앞에 두고 정치관계법을 처리할 심산인 듯하다.국가의 미래와 유권자들의 정치개혁에 대한 열망은 안중에도 없이 입법권을 최대한 전횡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지켜보고 있다.그리고 4월15일 한 표의 행사를 통해 정치권을 응징할 것이다.말로는 정치개혁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정치개악을 주도하고 있는 정당이 어느 당인지,그리고 당론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서 정치권의 기득권 지키기에 동조하고 있는 의원들이 누구인지 가려보고 있다.

유권자들의 말 없는 그러나 무서운 응징의 대상이 되고 싶지 않으면,아니 총선에서 진정으로 승리하기를 원한다면 각 당은 조속히 정치개혁입법에 나서야 한다.그리고 그 출발점은 정치권 스스로가 민간전문가들로 구성한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가 제시한 안을 수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정치권이 2년 동안 주물럭거려도 못 해온개혁입법을 정치개혁특위의 활동시한을 2월까지로 연장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정치권은 일부 조항중 절대 받아들이기 힘든 조항이 있다면,각 조항별 수정안을 발의하고 기록표결을 거쳐서 수정하면 될 것이다.의원들은 자신이 소속된 정당의 입장 때문에 자신도 개혁입법에 반대하는 의원으로 총선에서 심판받는 억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기록표결을 통한 정치개혁입법을 당 지도부에 촉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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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전 경희대교수·정치학
2004-01-0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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