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동에서 20년 가까이 허름한 밥집을 운영하는 할머니 한분이 계신다.손님을 별로 어려워하는 기색없이 언제 찾아가도 스스럼없이 대한다.가을철이 되면 “지금 무는 인삼보다 나아.우리 땅에는 무가 제격이거든.”이라며 무채나 나물을 손수 밥위에 올려놓는다.
겨울철에는 물론 동치미다.큼직큼직하게 썰어넣은 무에다 거기에서 우러나온 국물은 어린시절 어머니의 겨울을 느끼게 한다.“어,시원하다.”고 하면 “겨울철엔 이렇게 먹는 무가 보약이야.”라며 아예 큰 대접째 들고 나온다.
이 집도 요즘 경기를 심하게 타는 모양이다.“말도 말아.요즈음은 동치미도 안 먹나봐.”라며 손사래를 친다.어쩌다 걸려오는 예약전화도 양주는 들고 가도 되는 것인지,반찬가짓수를 많이 하지 말라는 둥 시시콜콜 따진다며 달라진 세태를 전했다.“집은 허름해도 손님 걱정은 안 했는데, 가끔 찾아오던 그 쟁쟁하던 사람들 지금은 다들 뭐 하는지 몰라.”라며 알 만한 사람들의 이름을 줄줄이 꿴다.
인사동 밥집의 산역사인 할머니의 맛깔스러운 동치미도 이제 ‘뒷방 영감’으로 나앉은 건가.
양승현 논설위원
겨울철에는 물론 동치미다.큼직큼직하게 썰어넣은 무에다 거기에서 우러나온 국물은 어린시절 어머니의 겨울을 느끼게 한다.“어,시원하다.”고 하면 “겨울철엔 이렇게 먹는 무가 보약이야.”라며 아예 큰 대접째 들고 나온다.
이 집도 요즘 경기를 심하게 타는 모양이다.“말도 말아.요즈음은 동치미도 안 먹나봐.”라며 손사래를 친다.어쩌다 걸려오는 예약전화도 양주는 들고 가도 되는 것인지,반찬가짓수를 많이 하지 말라는 둥 시시콜콜 따진다며 달라진 세태를 전했다.“집은 허름해도 손님 걱정은 안 했는데, 가끔 찾아오던 그 쟁쟁하던 사람들 지금은 다들 뭐 하는지 몰라.”라며 알 만한 사람들의 이름을 줄줄이 꿴다.
인사동 밥집의 산역사인 할머니의 맛깔스러운 동치미도 이제 ‘뒷방 영감’으로 나앉은 건가.
양승현 논설위원
2004-01-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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