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나라당 공천싸움 할 때 아니다

[사설] 한나라당 공천싸움 할 때 아니다

입력 2004-01-06 00:00
수정 2004-01-0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한나라당 주류와 비주류간 공천싸움이 점입가경이다.어제 열린 운영위에서는 양측이 일촉즉발의 위기상황까지 치달았다니 거대 야당의 장래가 걱정스러울 뿐이다.정치권의 물갈이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그런데도 의원들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다투고 있으니 지금이 그럴 때인지 묻고 싶다.공천싸움은 불법 대선자금으로 깊어진 국민의 실망만을 가중시킬 뿐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당무감사 문건 유출로 촉발된 한나라당 공천논쟁에 대한 잘잘못을 가릴 생각은 없다.물갈이 기도에 제동을 걸려는 비주류의 반격이나 공천개혁을 명분으로 대세를 장악하려는 주류의 전략도 당내 문제이기 때문이다.다만 ‘바꿔야 산다’는 당위성 만큼은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다.한나라당도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지 않고서는 총선때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그러나 공천싸움은 지난 대선때 ‘차떼기’ ‘책포장 채권’으로 불법 대선자금을 거둬들여 국민에게 석고대죄한 정당이 보일 모습이 아니다.굳이 공천심사위원인 이문열씨의 말을빌리지 않더라도 많은 국민들의 눈에 한나라당은 ‘수구 기득권 세력쯤’으로 비쳐지고 있는 현실이다.대선자금 관련 당직자들이 도피중이고,삼성 채권을 현금화한 단서가 검찰에 포착된 것도 한나라당의 수구 이미지를 덧칠할 것이 뻔하다.뼈를 깎는 일일신(日日新)의 노력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공천문제로 사생결단을 하고 있으니 도대체 말이 되는가.

한나라당은 60% 가까운 유권자들이 물갈이를 원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그제 최병렬 대표가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공격을 자제하고 정책과 대안으로 승부하겠다고 한 것은 잘한 일이다.반사이익이나 챙겨 정치하는 시대는 지났다.집권측의 무능을 비판하고 측근비리를 공격한다고 해서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국민의 바람이 무엇인지를 읽고 시대흐름에 부응하는 것이 한나라당이 당장 할 일이다.

2004-01-06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