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바꾸는 ‘100원’

세상 바꾸는 ‘100원’

입력 2003-12-26 00:00
수정 2003-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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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노숙자들이 내민 100원짜리 동전 하나가 세상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25일 오전 11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쌍굴다리 밑에서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성탄절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서울다일교회 신도와 노숙자,독거노인 등 1300여명이 참석한 거리예배가 끝날 무렵,굶주리는 캄보디아인들을 위해 쓰일 기금을 모으는 모금함이 돌기 시작했다.그러자 추위에 몸을 웅크리고 있던 노숙자와 독거노인들이 선뜻 주머니를 털어 작은 정성을 모았다.

청량리 인근 쪽방에서 혼자 사는 조성구(73)씨는 바지 주머니를 몇 번이나 뒤져 100원짜리 동전 하나를 내밀었다.“젊은이 이것밖에 없는데…”라며 미안해하는 그에게 자원봉사자는 “어르신,무슨 말씀입니까.너무 감사합니다.”라며 미소로 화답했다.1급장애인으로 다일공동체의 도움을 받고 있는 권점용(38·동대문구 전농1동)씨도 기꺼이 모금에 동참했다.권씨는 “외국의 없는 사람들을 돕겠다는데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끼리 서로 도와야 한다.”면서 “그래도 한국 사람들은그들보다는 사정이 낫다.”고 말했다.

이날 모은 돈은 모두 192만 3170원.끼니를 무료급식에 기대어 살고 있는 이들이 모은 금액으로는 결코 적지 않은 액수다.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는 “거리노숙자나 독거노인들에게 100원은 가진 이들의 100만원과 비교할 수 없는 큰 돈”이라면서 “낮은 이들의 정성은 나눔에 인색한 세상 사람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거리예배는 지난 88년 다일공동체 최 목사와 5명의 노인·노숙자가 모여 성탄절 예배를 드리며 시작된 이후 16번째로 열렸다.

한편 이날 서울 곳곳에서는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는 성탄예배가 줄을 이었다.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향린교회,이웃사랑교회 신도 200여명은 오후 3시 서울 세종로 한국통신 앞에서 ‘고난받는 이와 함께하는 평화기원 성탄절 연합예배’를 가졌다.구로구 조선족교회와 경기 성남 외국인노동자의 집에서는 외국인노동자와 함께 하는 성탄예배가 열렸다.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소속 신도 5000명은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평화기원 성탄절 연합예배’를 갖고 성탄의 참뜻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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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규기자 whoami@
2003-12-2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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