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추기경, ‘경계인’ 송두율교수 성탄절 면회/“모두가 죄인… 화해와 희망 찾길”

金추기경, ‘경계인’ 송두율교수 성탄절 면회/“모두가 죄인… 화해와 희망 찾길”

입력 2003-12-25 00:00
수정 2003-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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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과 송두율 교수가 화해와 구원의 성탄 메시지를 나눴다.

●송교수가 특별면회 요청

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김 추기경과 박홍 서강대 이사장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중인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를 특별면회했다.이날 김 추기경과 송 교수의 만남은 송 교수가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접견실에서 15분 남짓 송 교수를 만난 김 추기경은 “예수님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인생과 국가가 나아갈 길이 달라진다.”면서 “고생되더라도 인간을 구원하러 온 예수님이 주는 평화의 마음을 담길 바란다.”고 말했다.김 추기경은 “예수님이 오신 성탄에 만나서 더욱 반갑다.”며 송 교수의 손을 잡고 한동안 기도를 올렸다.

●“민족화해·통일의 답 찾는중”

이에 송 교수는 “이렇게 만나뵙게 돼 감개무량하다.통일문제를 연구하다 보니 이런 처지가 됐다.”면서 “재판 준비를 하면서 민족화해와 통일을 위한 답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김 추기경은 송 교수의 손을 꼭 잡고 “하느님 앞에 서면 우리 모두가 죄인”이라면서 “화해와 구원의 빛으로 온 하느님을 받아들이면서 희망을 찾길 바란다.”고 호소했다.김 추기경은 “80평생 구치소에서 성탄미사를 드리고 영명축일을 축하받기는 오늘이 처음”이라는 인사도 건넸다.

그러자 송 교수는 “부모님과 할아버지가 천주교 신자였던 것처럼 신앙의 진리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명심하겠다.”면서 “신앙에 의지해 조용히 정리할 것”이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이에 대해 김 추기경은 “그렇게 결심했다니 참 잘된 일”이라고 화답했다.

같은 독일 뮌스턴대에서 수학했던 김 추기경과 송 교수는 대학 이야기도 나눴다.김 추기경은 송 교수를 면회하고 나오면서 “성탄절이 예수님이 인간의 죄를 대신 지고 속죄의 제물이 된 날인 만큼 굶주리고 병들고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위해 스스로 낮추는 날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홍씨 “송교수 건강해 보였다”

박 이사장은 송 교수에게 “가치불확실성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과 용서,화해밖에 없다.”고 말했다.박 이사장은 “송 교수의 얼굴이 창백했지만 비교적 건강해 보였다.”고 전했다.

김 추기경과 박 이사장은 이날 오후 1시30분쯤 서울구치소에 들러 기결수 300여명을 상대로 성탄미사를 가진 뒤 3시15분쯤 송 교수를 함께 면회했다.한편 이날 오전 송 교수를 면회한 둘째아들 린씨는 “아버지가 가족과 함께 성탄절을 보내지 못해 슬퍼했다.”고 전했다.

구혜영기자 koohy@
2003-12-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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