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에 탄저균 백신 강요못한다”美법원 판결 “안전성 확인안돼… 접종 중단”

“미군에 탄저균 백신 강요못한다”美법원 판결 “안전성 확인안돼… 접종 중단”

입력 2003-12-24 00:00
수정 2003-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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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화학탄 피해를 막기 위해 중동지역에 파견하는 군인들에게 의무적으로 투여해온 탄저균 예방백신 주사에 대해 불법판정이 내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이라크의 화학무기 사용 우려 때문에 실시하고 있지만 부작용이 없다는 최종판정이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군인들을 임상실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미국 국방부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특별명령에 서명하지 않는 한 미군들에게 탄저균 예방주사를 강요할 수 없다고 미국 연방지법이 22일 판결했다.이에 따라 국방부는 1998년부터 강제적으로 실시해온 백신 정책을 전면 재고해야 할 입장에 처하게 됐다.

워싱턴 연방지법의 에멧 설리번 판사는 이날 판결문에서 “미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전선에서 목숨을 걸고 있는 미군들을 실험용 약을 위한 ‘모르모트’로 삼아서는 안된다.”며 국방부에 강제적 탄저균 예방접종을 중단하라는 예비명령을 내렸다.앞서 안전성이 의심된다며 강제 접종에 반발한 현역 및 예비역 민간인 6명이 국방부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냈었다.

설리번 판사는 국방부의 행위가 ‘당사자의 동의가 있거나 대통령이 이같은 동의가 필요없다는 명령에 서명하지 않는 한 신약 또는 실험적인 약을 군인들에게 사용할 수 없다.’는 1998년 제정된 법에 위반된다고 말했다.미국 의회는 1991년 걸프전 이후 일부 군인들이 실험적인 약을 강제로 복용한 뒤에 이른바 ‘걸프전 증후군’이라는 원인불명의 병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따라 이같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탄저균 백신은 원래 지난 1970년대 수의사와 탄저균을 취급하는 과학자를 대상으로 접종이 승인됐다.그러다가 이라크 등 테러지원 국가가 생화학 테러를 위해 탄저균 무기를 생산한다는 정보에 따라 1997년 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이 명령을 내렸고 1998년부터 의무 접종이 실시돼 왔다.

지금까지 80만명 이상의 군인들이 탄저균 주사를 맞았으며,접종을 거부한 수백명의 군인들은 강제 퇴역 등 처벌을 받았다.이들은 탄저균 백신이 만성피로,기억력 감퇴 등 부작용을 동반한다는 우려로 접종을 기피했다.정부는 안전성을 주장하면서도 일반인에게 접종을 권장하지 않아 의혹과 비난을 불렀다.판결문도 탄저균 백신 부작용 비율이 당초 0.2%에서 최근 5∼35%까지 높아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최소 6명이 백신과 관련해 사망했다고 밝혀 안전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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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숙기자 alex@
2003-12-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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