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부처 국장교류가 성공하려면

[데스크 시각] 부처 국장교류가 성공하려면

한종태 기자 기자
입력 2003-12-19 00:00
수정 2003-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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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말 잘 아는 중앙부처 A국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부처 국장끼리 트레이드한다는데 ‘스와핑’을 하겠다는 소리요?”

정부부처 핵심국장 자리의 맞교환 문제가 연말 공직사회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언론에 이 문제가 보도된 이후 각 부처의 국장급 간부 공무원들은 만나기만 하면 이 얘기들이다.그들에게선 조바심마저 느껴진다.

정부부처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처럼 부정적인 것 같다.

“정치권이 ×판이니까 공무원 조직마저 흔들려는 거냐.” “부처별로 국장급 서열이 들쭉날쭉이어서 조직통솔에서 혼란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 “공무원 조직의 특성과 실상을 감안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며 볼멘소리들이다.

현실적으로도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우선 업무 파악하는데 몇개월이 걸릴 것이고 다른 부처에서 ‘굴러온 돌’이라며 ‘미운 오리새끼’,‘왕따’ 취급을 받을 수 있다.결국 1∼2년의 타 부처 근무기간을 겉돌기만 하다 마감하게 될까 걱정스럽다.이런 현상은 핵심 국장 직위의 경우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않으리라 짐작된다.

하지만 왜 이런 방안까지 나오게 됐는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한강 기적의 견인차’ 같은 거창한 수사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우리 관료들의 우수성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그러나 ‘안정’의 대명사인 공무원사회는 솔직히 그동안 변화와 개혁을 두려워했다.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시대변화에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래선지 공무원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무엇보다 부처이기주의가 알게 모르게 심각해졌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대체로 ‘힘 센’ 부처들이 이 방안에 반발하고 있는 것만 봐도 쉽게 짐작이 간다.‘철밥통’이니 ‘복지부동’이니 하는 말들도 같은 맥락이다.

분명 수술은 필요하다.민간부문에 비해 갈수록 뒤처지는 공직사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그렇다.더 이상 늦기 전에 체질개선을 해야 한다.

문제는 방법론이다.먼저 점진적 개혁을 통한 ‘윈-윈게임’으로 풀어나가겠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핵심 국장 직위를 빼앗기는 게 아니라 다른 조직의문화를 이해하고 새로운 시각과 경험을 수혈해 업그레이드의 좋은 기회로 삼자는 식이다.그런 점에서 대상 직위도 각 부처의 주요정책을 입안하는 자리로 하고,특히 업무영역을 둘러싸고 부처간에 다툼이 적지 않은 직위부터 시작하는 게 낫다.또 타 부처에서 ‘굴러온 돌’이나 ‘왕따’ 취급을 받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각별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 같다.맞교환 기간이 끝난 뒤 당사자가 원하는 직위를 보장하는 인센티브제를 도입할 필요도 있다.판공비를 올려주는 방안도 긍정적인 검토를 제안해본다.

두번째 문제는 적절한 타이밍이냐 하는 것이다.그러나 지금은 장관평가에 따른 개각이 예정돼 있는데다 각 부처의 내년도 예산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리 좋은 시기는 아니다.공무원사회가 크게 흔들릴 수 있어서다.

중국의 대기업이 쌍용자동차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다고 한다.“중국에 우리 기업을 팔아야 한다니….”“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됐나.”필자는 상당수 국민들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헤아려봤다.정말 정신차려야 할 때다.공직사회부터선두에 서기를 기대해본다.

한 종 태 공공정책부장 jthan@
2003-12-1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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