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대한매일의 기획 연재기사를 즐겨보는 편이다.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현안에 대해 심층적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이 돋보이기 때문이다.이런 점에서 소외되거나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곳에도 눈길을 돌린 ‘서울 속 연탄마을’이나 ‘할머니와 사는 아이들’은 무척 인상 깊었다.
대한매일은 지난 12월8일자에서부터 10일자까지 3일간 ‘10대 온라인 탈선’에 대한 기획기사를 내보냈다.6∼19세의 인터넷 이용률이 91.3%에 달한다는 이때,10대들의 온라인 탈선 문제를 짚어 본 기획은 대체적으로 좋았다고 생각한다.그러나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먼저 ‘늪에 빠진 청소년 실태’를 다룬 8일자 기사 중,‘채팅→원조교제→정신과 치료’라는 제목이 있다.채팅이 원조교제로 이어지고,또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처럼 도식화한 이 제목은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싶다.물론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였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채팅에 대한 지나친 선입견이나 편견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한편 기사 곳곳에서사례로 든 10대 청소년들의 인터넷 사용 현황을 통해 사태를 좀 더 현실감 있게 파악할 수 있었다.다만 아쉬움이 남는다면,10대들의 온라인 탈선 현황에 대해서만 심도 깊게 다뤘을 뿐,10대들이 탈선에 빠지게 된 경위에 대한 접근은 조금 소홀했던 것으로 보인다.그뿐만 아니라 적절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예를 들어 “게임에서는 능력과 경험치만 있으면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지만 학교에서는 그렇지 못하다”(8일자)고 얘기한 김지훈(가명)군의 얘기를 통해서 학교 교육의 현실을 비판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획일적인 교육과 1등부터 꼴찌까지 순위를 매기는 제도가 아이들을 자꾸 게임에 빠져들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그렇다면 대안은 학교 교육의 변화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온라인상 ‘정보통신 윤리’를 정규 교과목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교육의 제도적 변화가 반드시 적절한 대안이라고 할 수는 없다.일단 온라인 교육이라는 것은 약간의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대학에도 온라인 강의가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그 강의를 듣는 학생들 대부분이 강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는다.클릭 한번으로 출석 체크만 끝내는 형식만 남을 뿐이다.그런데 아이들에게까지 이런 식으로 교육을 한다는 것은 오히려 성실한 수업을 회피하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도 있다.
김미진양의 사례만(9일자) 해도 그렇다.기사에서 ‘김양을 탈선으로 이끈 것은 친구도,부모도,학교도 아닌 인터넷이었다.’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했지만 김양에게는 가정불화를 비롯해 ‘꽉 짜인 시간표와 공부 스트레스’때문에 심적으로 지쳐있었다.이런 상황에서 김양이 원조교제 포주까지 하게 된 것을 모두 인터넷 때문이라고 몰아붙일 수 있을까? 전후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기획의도에 맞추기 위해 기사를 쓴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한편 12월10일자에는 정완 형사정책연구원 박사,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김태황 시민단체 ‘해모’ 팀장의 좌담회 기사를 실었는데 이 논의에서는 좀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온 듯싶다.그러나 기획 기사를 좌담회로 마무리한 점은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좌담회는 성격상 여러 가지 대안이 나올 수는 있으나 적절한 결론이 나오기 힘들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임 지 혜 명지대 신문사 前편집장
대한매일은 지난 12월8일자에서부터 10일자까지 3일간 ‘10대 온라인 탈선’에 대한 기획기사를 내보냈다.6∼19세의 인터넷 이용률이 91.3%에 달한다는 이때,10대들의 온라인 탈선 문제를 짚어 본 기획은 대체적으로 좋았다고 생각한다.그러나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먼저 ‘늪에 빠진 청소년 실태’를 다룬 8일자 기사 중,‘채팅→원조교제→정신과 치료’라는 제목이 있다.채팅이 원조교제로 이어지고,또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처럼 도식화한 이 제목은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싶다.물론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였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채팅에 대한 지나친 선입견이나 편견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한편 기사 곳곳에서사례로 든 10대 청소년들의 인터넷 사용 현황을 통해 사태를 좀 더 현실감 있게 파악할 수 있었다.다만 아쉬움이 남는다면,10대들의 온라인 탈선 현황에 대해서만 심도 깊게 다뤘을 뿐,10대들이 탈선에 빠지게 된 경위에 대한 접근은 조금 소홀했던 것으로 보인다.그뿐만 아니라 적절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예를 들어 “게임에서는 능력과 경험치만 있으면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지만 학교에서는 그렇지 못하다”(8일자)고 얘기한 김지훈(가명)군의 얘기를 통해서 학교 교육의 현실을 비판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획일적인 교육과 1등부터 꼴찌까지 순위를 매기는 제도가 아이들을 자꾸 게임에 빠져들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그렇다면 대안은 학교 교육의 변화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온라인상 ‘정보통신 윤리’를 정규 교과목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교육의 제도적 변화가 반드시 적절한 대안이라고 할 수는 없다.일단 온라인 교육이라는 것은 약간의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대학에도 온라인 강의가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그 강의를 듣는 학생들 대부분이 강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는다.클릭 한번으로 출석 체크만 끝내는 형식만 남을 뿐이다.그런데 아이들에게까지 이런 식으로 교육을 한다는 것은 오히려 성실한 수업을 회피하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도 있다.
김미진양의 사례만(9일자) 해도 그렇다.기사에서 ‘김양을 탈선으로 이끈 것은 친구도,부모도,학교도 아닌 인터넷이었다.’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했지만 김양에게는 가정불화를 비롯해 ‘꽉 짜인 시간표와 공부 스트레스’때문에 심적으로 지쳐있었다.이런 상황에서 김양이 원조교제 포주까지 하게 된 것을 모두 인터넷 때문이라고 몰아붙일 수 있을까? 전후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기획의도에 맞추기 위해 기사를 쓴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한편 12월10일자에는 정완 형사정책연구원 박사,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김태황 시민단체 ‘해모’ 팀장의 좌담회 기사를 실었는데 이 논의에서는 좀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온 듯싶다.그러나 기획 기사를 좌담회로 마무리한 점은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좌담회는 성격상 여러 가지 대안이 나올 수는 있으나 적절한 결론이 나오기 힘들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임 지 혜 명지대 신문사 前편집장
2003-12-16 1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