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선거운동 형평성 논란/현역의원 의정보고회등 무제한 베팅 정치신인 “명함도 제약” 손발 다묶여

사전선거운동 형평성 논란/현역의원 의정보고회등 무제한 베팅 정치신인 “명함도 제약” 손발 다묶여

입력 2003-12-11 00:00
수정 2003-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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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문제를 신경 안 쓸 수 없죠.지역의 다른 경쟁자가 지켜보는 데다 경찰,선관위도 주시하고 있고.”

일반기업 간부 출신으로 내년 총선출마를 준비 중인 L씨의 고충 토로다.그는 요즘 아침 6시에 일어나 주민들이 많이 다니는 곳을 방문,얼굴 알리기 정도에 주력하고 있다.“현행 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 저촉 가능성 때문에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선거법이 하루빨리 개정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선거운동 조항은 우리나라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야당이나 무소속 출마자를 묶기 위한 정략적 발상에서 나온 것입니다.” 수도권에서 현역 의원과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나 사전선거운동 조항 때문에 “선거운동이 아닌 선거준비운동만 하고 있다.”는 정치신인 K씨의 울분이다.

그는 “출마한다는 사실은 못 밝히고 인사할 때마다 ‘내년에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라고 우회적으로 해야 하고 명함도 여러 명에게 돌리면 안 돼요.웃기는 일이죠.”라며 사실상 무제한적인 선거운동이 허용된 현역의원과의 차이점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현행법 정치신인에 가시밭길

17대 총선은 역대 어느 총선보다 많은 정치신인들의 등장이 예상된다.이번에는 각 정당에서 총선후보를 국민참여 경선을 거쳐 확정하기로 해 현역의원들과 정치신인들간의 경쟁이 치열한 실정이다.

현행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은 254조에서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중앙선관위나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위원장 박세일 서울대 교수)는 모두 사전선거운동을 허용하는 방안을 여야 정당에 제시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청와대간의 갈등으로 국회가 상당기간 공전된 데다 현역의원들의 기득권 보호를 위한 ‘느림보 행보’로 정치신인들의 최대 관심사인 사전선거운동이 언제부터 허용될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반면 현역의원들은 의정보고대회 등으로 사실상 아무런 제한없이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있다.원외 지구당위원장들도 당원 단합대회,당원교육 등의 명분으로 금지조항을 교묘히 피하고 있다.

●정치권 기득권 고수 법개정 뒷짐

사전선거운동이 허용되면 정치신인들도 인터넷 선거운동,선거사무소 및 연락소 설치,명함 배부 허용 등 제한적인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중앙선관위와 정개협은 사전선거운동을 선거일 120일전(12월17일)부터 허용하자고 제안했다.반면 한나라당,민주당,열린우리당은 선거일 90일전(내년 1월16일)부터 허용해도 된다는 입장이다.정치권에서는 120일전부터 사전선거운동을 허용하면 선거과열,선거비용 과다지출 등의 부작용이 나올 것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경실련의 고계현 정책실장은 10일 “현행 선거법은 정당내 선거운동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나 엄밀히 말해 국민참여경선 방식인 정당내 예비경선은 선거법 적용 대상”이라면서 “국회의원들과 달리 정치신인들은 명함 배부 등 일체 선거운동을 못하게 되어 있다.”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정개협 위원으로 활동한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도 “현역 의원들만 선거운동하면 곤란하다.”면서 “하루빨리 선거법 개정안이 확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선관위 관계자도 “그같은 문제점이 있어 8월 중순에 선거법 개정의견을 냈다.”면서 “아무래도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이 빼앗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겠느냐.”고 ‘현역의원 프리미엄’을 최대한 지키려는 현역들의 행태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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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갑기자 eagleduo@
2003-12-1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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