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가을 산

[길섶에서] 가을 산

김인철 기자 기자
입력 2003-11-22 00:00
수정 2003-11-2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젊은 주부가 몹쓸 병에 걸려 죽어가는 내용의 TV드라마를 보며 아내가 눈물을 훔친다.시부모에게 구박만 받던 며느리가 아이 둘과 남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는,판박이 통속극이 여전히 심금을 울린단다.사랑과 죽음이란 고전적 주제를 다룬 신파조에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진다.해서 “웬 연속극 타령이냐.”고 핀잔을 주며 책을 여는 순간 아득함이 밀려든다.

“저 가을 산을/어떻게 혼자 넘나/우리 둘이서도/그렇게 힘들었는데.”

반세기 넘게 함께 산 남편이 스스로 곡기를 끊으며 위엄있게 죽어가는 과정을 기록한 책 ‘아름다운 삶과 사랑,그리고 마무리’의 첫 구절이 가슴을 친다.여름 뒤에 가을이 오듯 결혼에 이어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사별(死別)의 아픔을 이보다 더 절절하게 그려낼 수 있을까.

인생의 황혼길에 반려자를 떠나보낸 이가 겪는,그 시린 아픔에 대해 새뮤얼 존슨은 “삶의 연속성이 상처받고,감정의 안정이 멈추고,… 삶의 흐름이 중단되고 움직임이 둔해진다.그리고 그 중단된 시간은 끔찍하다.”고 했다.스산한 계절 이런저런 이유로 홀로 된 이들이 생각난다.

김인철 논설위원

2003-11-22 1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