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결혼이 직장여성 ‘무덤’ 돼서야

[사설] 결혼이 직장여성 ‘무덤’ 돼서야

입력 2003-11-22 00:00
수정 2003-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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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여성 10명 중 6명이 결혼한 뒤 회사를 그만둔다는 조사결과가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지에 발표됐다.기혼여성 3245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결혼전 직장생활을 하던 여성 62%가 결혼 뒤 사표를 냈고 58.3%는 아이를 낳은 뒤 퇴사했다는 것이다.이는 출산과 육아 때문에 결혼이 곧 직업의 ‘무덤’이 되는 후진적 여성 경제활동 형태를 그대로 드러내주는 것이다.

‘결혼 퇴직’을 강요하는 사회적 현상이 개별 여성의 피해만으로 끝난다면 무슨 큰일이 되겠는가.문제는 이것이 여성의 결혼 지연 및 기피,출산 기피로 이어져 오늘날 저출산-노령사회 가속화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정부는 뒤늦게 육아휴직제,출산휴가제 등 모성보호 관련제도를 강화하고 공보육 정책과 출산 장려정책까지 펴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별로 신통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제도는 미약한데 뿌리깊이 박혀있는 남성가부장적 사회문화는 그 제도까지 무력화시키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여성이 일과 결혼생활을 병행할 수 있게 하려면 ‘육아·가사는 여성의 일’이라는 공식을 확실하게 깨트려주어야 한다.육아휴직제의 경우 해당자의 절반 이상이 상사·동료의 눈치 때문에 신청을 엄두도 못 낸다고 하는 것이 현실이다.남성 육아휴직 1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일본처럼 남성 육아휴직 촉진책을 써볼 것을 제안한다.여성 육아휴직 활성화와 육아 문화 개선에 효과가 있을 것이다.육아및 보육비의 사회부담률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할 것은 물론이다.결혼이 직장여성의 무덤이 돼서는 여성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에 희망이 없다.

2003-11-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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