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자 출신으로 지금은 열린 우리당 의원인 언론계 선배는 집에 TV가 없었다.유난히 바쁘게 기자생활을 한 그 선배는 가족들과 얘기나눌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아예 TV를 외면했다.가족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는데 TV 시청으로 귀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다는 부성(父性)의 작용이었다.그 남다름이 낯설기도 했지만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처지라 가슴 찡하게 와 닿았다.
이처럼 ‘바보상자’라는 역기능만 크게 부각된 시절도 있었으나,우리는 TV를 통해 새로운 풍물들을 간접 체험하고 세계변화를 체득한다.순기능 또한 적지않은 문명의 이기(利器)다.그러나 현대인의 고질병인 대화의 단절이나 부족이 늘상 껄끄럽게 다가선다.직장인들에게 주말 저녁시간은 가족들과 오붓하게 보낼 유일한 짬이다.이 시간을 혹여 주말연속극에라도 빼앗길 양이면 마음의 벽이 생긴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9월 이후 매달 첫 휴일 출입기자들과 갖던 간담회가 이달 들어서는 현안이 산적해서인지 2주 간격으로 이뤄졌다.연륜도 쌓이면 돋보이는 법인가.그제는 기자들과처음으로 외부 식당에서 점심을 하고,경복궁도 산책하면서 관람객들과 사진도 찍는 망중한을 즐겼다고 한다.대통령이 기자들과 자주 대화하고,시민들과 격의없이 만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다.마감시간에 맞춰 기사를 써야 하는 출입기자들의 고충은 말이 아니겠지만,이력이 붙으면 별일 아니다.
그런데 정치권은 노 대통령의 일요일 어젠다 선점이 몹시 고까운 모양이다.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을 놓고 법리논쟁을 벌이자 ‘주말연속극’이라고 폄하하고 나섰다.대화 단절의 연속극이 아닌,기자들과 얘기 나누는 주말드라마로 좋아보이는데 정치인들의 눈높이는 다른가 보다.
그래도 자주 만나 다양한 주말드라마를 연출했으면 싶다.국민의 정부 때도 처음에는 기자회견·간담회 등이 많았으나,나중엔 흐지부지됐다.집권층으로서는 비켜가고 싶은 현안이 많았고,조·중·동으로 대변되는 언론에 대한 신뢰가 엷었던 탓이다.
다만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하나 노 대통령의 주말드라마가 너무 현안에 치우치지 않았으면 한다.대통령이 매번 정치권 ‘비평가’들로부터 포화에 휩싸이는 것은 볼썽사납다.대통령의 비전과 국가의 희망을 곱씹어보는,반전있는 드라마를 연출하라.
양승현 논설위원
이처럼 ‘바보상자’라는 역기능만 크게 부각된 시절도 있었으나,우리는 TV를 통해 새로운 풍물들을 간접 체험하고 세계변화를 체득한다.순기능 또한 적지않은 문명의 이기(利器)다.그러나 현대인의 고질병인 대화의 단절이나 부족이 늘상 껄끄럽게 다가선다.직장인들에게 주말 저녁시간은 가족들과 오붓하게 보낼 유일한 짬이다.이 시간을 혹여 주말연속극에라도 빼앗길 양이면 마음의 벽이 생긴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9월 이후 매달 첫 휴일 출입기자들과 갖던 간담회가 이달 들어서는 현안이 산적해서인지 2주 간격으로 이뤄졌다.연륜도 쌓이면 돋보이는 법인가.그제는 기자들과처음으로 외부 식당에서 점심을 하고,경복궁도 산책하면서 관람객들과 사진도 찍는 망중한을 즐겼다고 한다.대통령이 기자들과 자주 대화하고,시민들과 격의없이 만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다.마감시간에 맞춰 기사를 써야 하는 출입기자들의 고충은 말이 아니겠지만,이력이 붙으면 별일 아니다.
그런데 정치권은 노 대통령의 일요일 어젠다 선점이 몹시 고까운 모양이다.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을 놓고 법리논쟁을 벌이자 ‘주말연속극’이라고 폄하하고 나섰다.대화 단절의 연속극이 아닌,기자들과 얘기 나누는 주말드라마로 좋아보이는데 정치인들의 눈높이는 다른가 보다.
그래도 자주 만나 다양한 주말드라마를 연출했으면 싶다.국민의 정부 때도 처음에는 기자회견·간담회 등이 많았으나,나중엔 흐지부지됐다.집권층으로서는 비켜가고 싶은 현안이 많았고,조·중·동으로 대변되는 언론에 대한 신뢰가 엷었던 탓이다.
다만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하나 노 대통령의 주말드라마가 너무 현안에 치우치지 않았으면 한다.대통령이 매번 정치권 ‘비평가’들로부터 포화에 휩싸이는 것은 볼썽사납다.대통령의 비전과 국가의 희망을 곱씹어보는,반전있는 드라마를 연출하라.
양승현 논설위원
2003-11-18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