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훈선생 영전에/ “통일이 참된 독립, 일깨워준 동지”

이강훈선생 영전에/ “통일이 참된 독립, 일깨워준 동지”

신창균 기자 기자
입력 2003-11-15 00:00
수정 2003-11-1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민족이 누란의 위기에 빠져 있어!어서 이 병실에서 나가 민족을 구하는 일에 나서야 하는데….” 100세를 넘긴 연세에도 여전히 독서를 하시며 병실을 찾은 이 아우에게 필담을 전하시던 이형! 이 사람 또한 백수를 바라보는 나이이나 빈소를 찾아 “광복은 되었지만 아직 독립된 나라는 아닌 만큼 우리가 힘을 합해 진정한 자주독립의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시던 생전의 말씀을 되새기며 돌아왔습니다.

우리 두사람이 말문을 트고 막역한 사이가 될 수 있던 것은 우리만의 공통점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첫째로 아직 10대에 역사적인 3·1운동에 참여했다는 동류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둘째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부여한 소임을 수행할 기회를 부여받았다는 동지의식을 가졌습니다.하지만 두사람의 사이를 묶어둔 더욱 큰 동인은,민족 장래에 대한 현상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인식의 동질성에 있습니다. 광복 후 환국하신 백범(김구)선생님께서 “분단된 조국인 한 아직 독립을 이루었다 말할 수 없다.그러므로 조국통일을 위한 노력은 이 시대의 ‘새로운 독립운동’이다.”라고 수없이 강조하신 말씀에 우리는 전적으로 생각을 같이하였습니다.이승만정권 이후 역대 독재정권으로부터 갖은 탄압과 불이익을 강요받을 때마다 이형은 이 아우에게 자주독립한 통일조국에 대한 신념의 불꽃을 다시 지펴주시곤 했습니다.이토록 가장 든든한 조언자이자 동지인 이형을 보내는 이 아우의 마음은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광복회장직을 수행하면서도 ‘광복된’나라가 아니라,진정한 의미로 ‘광복될’나라를 위함에 있음을 강조하신 이형!이형의 소천을 계기로 이땅에 생존한 광복회원이나 지도층이 이러한 ‘이강훈식 광복정신’을 받들어 ‘남북’ 및 ‘보혁’ 또는 ‘동서’의 빗장을 푸는 일에 앞장서는 것이 곧 이 시대의 애국운동이요,새로운 독립운동임을 자각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실로 간절합니다.이제는 고인이 되신 이강훈 형의 영전에 삼가 명복을 비오며….

- 신창균 ‘백범정신’ 공동대표

올해 95세인 신창균 대표는 1948년 백범과 함께 평양의 ‘남북지도자회의’에 다녀오는 등 평생을 독립운동과 통일운동에 바쳐왔다.
2003-11-15 1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