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집안싸움’ 외국인만 ‘쾌재’

현대 ‘집안싸움’ 외국인만 ‘쾌재’

입력 2003-11-13 00:00
수정 2003-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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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고려화학(KCC)이 최근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집중 매입,지분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3개월 동안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들이 막대한 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투자펀드인 ‘GMO이머징마켓펀드’는 지난 7∼11일 현대엘리베이터 보유 주식 47만 1620주(8.40%) 가운데 11만 1580주(1.98%)를 주당 평균 8만 7589원에 분할 매도해 68억여원의 차익을 올렸다.

GMO펀드는 지난 8월2∼21일 40만 1380주를 주당 평균 2만 1684원에 총 87억원어치를 사들인 데 이어 지난달 28∼30일 7만 240주를 주당 평균 5만 274원에 35억원어치 추가 매입했다.GMO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평균 매입단가는 2만 5942원으로 추정돼 불과 3개월 사이 1주에 6만 1647원씩 총 68억 7857만원의 차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GMO펀드를 비롯,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8월 초 현대그룹 정몽헌 회장의 사망 이후 현대엘리베이터가 인수·합병(M&A)의 타깃주로 떠오르자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달만에 외국인 지분율이 11.87%로 뛰어올랐다.그러나 이달 들어 현대가(家)의 지분경쟁의 영향으로 주가가 단기 급등하자 16만주의 매물을 쏟아내 12일 현재 150억원 이상의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주식 매각으로 이날 현대엘리베이터의 외국인 지분율은 5.68%로 낮아졌다.

이에 반해 우호지분을 포함,사실상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로 떠오른 KCC는 최근 ‘경영 불투명성’ 문제가 지적되면서 현대엘리베이터는 물론,자사의 주가도 하락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지난 5일 8만 9300원까지 올랐던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12일 급락해 5만 9800원에 마감됐다.KCC가 지난 7일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7.5%(42만주)를 주당 7만 9000원 안팎에 사들인 점을 감안하면 82억 5600만원의 손해를 본 셈이다.KCC 주가도 지난 5일 11만 4500원까지 치솟은 뒤 계열사 투자에 따른 지배구조의 투명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이날 9만 7000원으로 하락,전날보다 0.72% 떨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KCC와 현대엘리베이터 사이의 지분경쟁으로 인한 주가 급등이 결국 외국인의 배만 부르게 했다.”면서 “KCC가 자금줄인 것으로 알려진 사모펀드의 경우,현재 220억원의 차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KCC측이 손실을 만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2003-11-1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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