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사람들이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으로부터 ‘고자질’은 나쁜 일이라고 배웠을 것이다.잘못한 놈보다 일러 바친 놈이 먼저 매맞는 경우도 많았다.죽을 때까지 이동이 별로 없었던 단일민족의 농경사회에서 화목과 협동을 강조하고 ‘왕따’를 방지하기 위한 배려가 이런 의식을 형성한 것이 아닐까.반면 영국이나 독일·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사회를 건전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고발정신을 꼽고 있다.이동이 잦고 다양한 민족이 섞여 살았던 지역에서는 고발이 순기능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8월 미국 변호사협회는 변호사가 고객인 기업의 회계부정 등 부정행위를 알게 됐을 경우 공개할 수 있도록 윤리규정을 개정했다.‘고객 비밀보호’라는 변호사의 직업윤리보다 고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상징적인 변화다.부패방지위원회가 최근 한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부당 집행을 고발한 공무원에게 6375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보상금 지급은 ‘부패행위 신고로 공공기관의 수입증대나 회복이 실현된 경우 신고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토록 한다.’는 부패방지법에 따른 것이다.이 공무원이 고발한 부정한 예산집행은 10억 1000만원이었고,관련 공무원 징계는 물론 전액 환수조치됐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6%가 공직자가 부패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런 상황에서 부패행위를 내부 공직자가 잡아낸 것은 후련한 느낌을 준다.부패방지위측은 내부고발을 가장 효과적이고 실효성 있는 부패방지 대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이런 주장에 100%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의 건전도가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어쩔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미국은 1989년 정부기관의 부패에 대해 ‘내부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제정했고,영국은 1999년 ‘공익제보 보호법’을 만들었다.
부패가 사회 발전을 가로막고,시민들의 근로의욕을 떨어뜨린다는 것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서로 감시자가 된다는 것이 우리 정서에는 아직 거리감이 있지만 고자질과 고발은 틀린 개념이라는 것은 알아야 할 것이다.이를테면 투서나 모함은 개인적 차원이지만,이런 고발은 공익 차원이라는 점이다.부패를 알고도 모르는 체하는 것에 대해 ‘불고지죄’라도 도입하면 어떨까.
김경홍 논설위원
지난 8월 미국 변호사협회는 변호사가 고객인 기업의 회계부정 등 부정행위를 알게 됐을 경우 공개할 수 있도록 윤리규정을 개정했다.‘고객 비밀보호’라는 변호사의 직업윤리보다 고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상징적인 변화다.부패방지위원회가 최근 한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부당 집행을 고발한 공무원에게 6375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보상금 지급은 ‘부패행위 신고로 공공기관의 수입증대나 회복이 실현된 경우 신고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토록 한다.’는 부패방지법에 따른 것이다.이 공무원이 고발한 부정한 예산집행은 10억 1000만원이었고,관련 공무원 징계는 물론 전액 환수조치됐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6%가 공직자가 부패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런 상황에서 부패행위를 내부 공직자가 잡아낸 것은 후련한 느낌을 준다.부패방지위측은 내부고발을 가장 효과적이고 실효성 있는 부패방지 대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이런 주장에 100%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의 건전도가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어쩔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미국은 1989년 정부기관의 부패에 대해 ‘내부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제정했고,영국은 1999년 ‘공익제보 보호법’을 만들었다.
부패가 사회 발전을 가로막고,시민들의 근로의욕을 떨어뜨린다는 것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서로 감시자가 된다는 것이 우리 정서에는 아직 거리감이 있지만 고자질과 고발은 틀린 개념이라는 것은 알아야 할 것이다.이를테면 투서나 모함은 개인적 차원이지만,이런 고발은 공익 차원이라는 점이다.부패를 알고도 모르는 체하는 것에 대해 ‘불고지죄’라도 도입하면 어떨까.
김경홍 논설위원
2003-11-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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