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이 돌아왔다.우리네 밥상의 백미를 ‘밥’이라고 한다면 ‘김치’는 그야말로 진미(眞味)라고 할 수 있다.한해가 기울어 가는 늦가을,장독대에 가득 담겨진 김장김치를 바라보면 따끈한 흰밥에 손으로 쭉쭉 찢어 올린 김치를 얹고 입김을 ‘호호!’ 불어가며 먹는 즐거움이 상상된다.김치는 우리에게 유독 많은 사연을 담고 있는 음식이다.어린시절 도시락 한편을 차지하고 신냄새를 풀풀 날리던 김치냄새에 얼굴 찌푸린 기억,막 버무린 김치를 연하게 삶아낸 돼지고기에 얹어 농주와 곁들여 먹던 기억.
해외 동포들은 3년쯤 삭힌 묵은 김치를 먹으며 어머니의 맛이라며 눈물을 흘린다고도 한다.그만큼 김치는 저마다의 사연과 추억을 안고 있는 음식이다.
오늘날 김치는 또 다른 문화의 코드로서 자리하고 있다.혼수 품목에서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김치 냉장고’이고,맛있는 김치는 백화점과 대형 마트의 모시기 경쟁에,상품 코너의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김치 영양학’을 내세운 이론은 한때 사스 공포가 전 세계를 뒤흔들 무렵 우리를지켜주는 최고의 방패처럼 부풀려져 보도되기도 했다.
동시에 김치는 이제 우리의 손에서 사라지고 있다.핵가족 확산으로 김치를 담그는 주부보다 사먹는 주부들이 대다수이고,실제로 며느리에게 김치를 전수하는 어머님의 손맛보다 싸고 맛있는 김치를 찾아 나서는 주부들의 경제학이 더 귀한 시대가 되어버렸다.
과거 우리나라에는 200종이 넘는 김치가 있었다고 한다.그러나 국제 식품 규격에는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고춧가루로 양념한 후 발효시간을 거친 것’을 김치라고 하였기 때문에 그외의 맛깔스러운 지방김치들은 그 명맥을 잇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김치에 관한 연구자료 서적이 300권이 넘고,맛있는 김치 담그는 방법이 담긴 책자가 서점에 즐비하고,김치에 관한 인터넷 사이트도 넘쳐나지만 이제 우리의 식탁을 채우고 있는 것은 공장에서 생산된 김치들이다.겨울철,동치미 국물에 국수를 말아 주시던 어머님의 별미는 이제 먼 옛날의 추억이 되어간다.뚝배기에 묵은 김치를 깔고 싱싱한 고등어를 조려 주시던 맛난 고등어조림,겨울 잔치에 주인공이었던 보쌈김치,코끝이 찡하게 그리웠던 고향집의 갓김치도 이제 모두 사서 먹어야 할 판이다.
‘어머니의 고등어’(02-501-3055)는 타지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어머니의 향수를 느낄수 있는 묵은 김치로 조려낸 김치 고등어 조림집이다.바쁜 일상에서 뒤돌아볼 겨를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가을이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고 어느새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김치를 담글 형편이 못되는 사람들에게는 맛있는 김치는 그리움의 맛이 된다.김치 고등어조림은 어머니, 그리고 아내가 손수 담근 김치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음식인지 깨닫게 해주는 맛이 될 것이다.
정신우 푸드스타일리스트
해외 동포들은 3년쯤 삭힌 묵은 김치를 먹으며 어머니의 맛이라며 눈물을 흘린다고도 한다.그만큼 김치는 저마다의 사연과 추억을 안고 있는 음식이다.
오늘날 김치는 또 다른 문화의 코드로서 자리하고 있다.혼수 품목에서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김치 냉장고’이고,맛있는 김치는 백화점과 대형 마트의 모시기 경쟁에,상품 코너의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김치 영양학’을 내세운 이론은 한때 사스 공포가 전 세계를 뒤흔들 무렵 우리를지켜주는 최고의 방패처럼 부풀려져 보도되기도 했다.
동시에 김치는 이제 우리의 손에서 사라지고 있다.핵가족 확산으로 김치를 담그는 주부보다 사먹는 주부들이 대다수이고,실제로 며느리에게 김치를 전수하는 어머님의 손맛보다 싸고 맛있는 김치를 찾아 나서는 주부들의 경제학이 더 귀한 시대가 되어버렸다.
과거 우리나라에는 200종이 넘는 김치가 있었다고 한다.그러나 국제 식품 규격에는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고춧가루로 양념한 후 발효시간을 거친 것’을 김치라고 하였기 때문에 그외의 맛깔스러운 지방김치들은 그 명맥을 잇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김치에 관한 연구자료 서적이 300권이 넘고,맛있는 김치 담그는 방법이 담긴 책자가 서점에 즐비하고,김치에 관한 인터넷 사이트도 넘쳐나지만 이제 우리의 식탁을 채우고 있는 것은 공장에서 생산된 김치들이다.겨울철,동치미 국물에 국수를 말아 주시던 어머님의 별미는 이제 먼 옛날의 추억이 되어간다.뚝배기에 묵은 김치를 깔고 싱싱한 고등어를 조려 주시던 맛난 고등어조림,겨울 잔치에 주인공이었던 보쌈김치,코끝이 찡하게 그리웠던 고향집의 갓김치도 이제 모두 사서 먹어야 할 판이다.
‘어머니의 고등어’(02-501-3055)는 타지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어머니의 향수를 느낄수 있는 묵은 김치로 조려낸 김치 고등어 조림집이다.바쁜 일상에서 뒤돌아볼 겨를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가을이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고 어느새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김치를 담글 형편이 못되는 사람들에게는 맛있는 김치는 그리움의 맛이 된다.김치 고등어조림은 어머니, 그리고 아내가 손수 담근 김치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음식인지 깨닫게 해주는 맛이 될 것이다.
정신우 푸드스타일리스트
2003-10-29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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