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쪽지 보내는 당신은 누구?/용이 감독 데뷔작 ‘봄날의 곰을‘

사랑의 쪽지 보내는 당신은 누구?/용이 감독 데뷔작 ‘봄날의 곰을‘

입력 2003-10-17 00:00
수정 2003-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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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동화같은 깔끔한 로맨틱 코미디를 원한다면 24일 개봉하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제작 이손필름)가 어떨까? 그 속엔 사랑을 고백하는 미스터리 인물의 정체를 한꺼풀씩 벗겨가는 재미가 덤으로 숨어 있다.

할인매장에서 일하는 현채는 용모도 괜찮고 심성도 착하지만 소개받는 남자에게 번번이 바람맞는다.덜렁거리는 성격에다 ‘곰탱이’로 불릴 만큼 분위기 파악이 늦다.영화를 보면서 팝콘 먹는 소리도 유달리 크게 내는 스타일.그러다 삼류작가인 아버지를 위해 도서관서 빌린 화집에서 사랑의 고백이 담긴 쪽지를 발견한다.정체불명의 고백자는 “다음 편지는 대출번호 ㅇㅇ번 화집으로”라며 추리소설식으로 고백을 이어간다.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화집을 좇던 현채는 ‘빈센트’라고 이름붙인 쪽지의 주인공을 찾아 나선다.이를 지켜보는 동하는 안쓰럽고 당혹스럽다.어릴적부터 현채를 짝사랑했지만 그저 주위에서 서성이며 기다릴 뿐 속내를 털어놓지 못한다.현채가 ‘빈센트’에 쏠릴수록 더욱 초조해진 그는 마침내 무리수를 던지는데….영화는 현채가 자신에게 큐피드의 화살을 쏜 이를 찾아가는 과정을 마술상자처럼 그린다.한 상자를 벗기면 또 다른 상자가 나오고 다시 상자가 이어지는.그 과정에서 나래를 펴는 현채의 상상력을 동화처럼 아름답게 꾸며서 장면 곳곳에 끼워넣는다.때론 곰으로,때론 귀족 부인으로.화집의 그림과 영화 속 이미지를 연결하는 팬터지 분위기도 눈에 띈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될수록 집중력이 떨어져 지루함이 느껴진다.사랑의 메모를 중심으로 12개로 나뉜 장면을 이어가려고 시도했지만 그 마저도 후반부에는 시선을 끌기에 힘이 달려보인다.CF계 스타감독 용이의 영화 데뷔작.다양한 패턴의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두나와 모델 출신 김남진이 현채와 동하로 호흡을 맞춘다.

이종수기자

2003-10-1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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