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승용차 라디오에서 누군가가 백석(白石) 시인의 시를 소개하고 있었다.‘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처음 들어보는 시로 제목부터가 낯설었다.광복 전 창백한 한 지식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눈은 푹푹 나리고,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백석이 자야(子夜)라고 이름지은 한 여인을 그린 시이며,그 자야라는 여인은 우리도 잘 아는 법정 스님의 길상사와 깊은 인연이 있다는 소개가 이어졌다.‘가볍게 만나,쉽게 헤어지는 것이 요즈음 세태인데,시 속에 영원히 살아있으니 참 고운 인연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절의 변화는 사소한 것에도 우리를 감상에 젖게 한다.계절의 선물인가.그러나 자야는 세상을 버리고 백석을 쫓아가진 않았다.남과 북으로 헤어져 살다 생을 마쳤으니.시의 아름다움이 다가선 아침이었다.
양승현 논설위원
〈눈은 푹푹 나리고,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백석이 자야(子夜)라고 이름지은 한 여인을 그린 시이며,그 자야라는 여인은 우리도 잘 아는 법정 스님의 길상사와 깊은 인연이 있다는 소개가 이어졌다.‘가볍게 만나,쉽게 헤어지는 것이 요즈음 세태인데,시 속에 영원히 살아있으니 참 고운 인연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절의 변화는 사소한 것에도 우리를 감상에 젖게 한다.계절의 선물인가.그러나 자야는 세상을 버리고 백석을 쫓아가진 않았다.남과 북으로 헤어져 살다 생을 마쳤으니.시의 아름다움이 다가선 아침이었다.
양승현 논설위원
2003-10-1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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