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강남·북 불균형 해법 교육서 찾아야

기고/강남·북 불균형 해법 교육서 찾아야

이기재 기자 기자
입력 2003-10-16 00:00
수정 2003-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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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중계동 어느 중학교 졸업식장을 찾았을 때 일이다.학부모 한 분이 반갑게 인사하며 “얼마 전 신문에서 노원에 있는 학교들이 명문대 진학률도 높고 강북의 명문학군으로 떠오른다는 기사를 봤다.”면서 “최근 집값도 오르고 우리 노원구도 강남 못지않다.”며 즐거워했다.단체장으로서는 정말 듣기좋은 칭찬이었다.

서울 노원구는 64만명이 사는 지역으로 송파구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자치구다.그러나 재정자립도는 서울시 25개구 중 하위권이다.이러다 보니 주민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을 하려 해도 돈이 없어 생각에 머물고 만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하지만 소위 ‘강남벨트’ 지역은 재정이 넉넉하고 여유롭다.그만큼 주민을 위해 보다 나은 행정을 펴 삶의 질을 향상시켜 나갈 수 있어 부럽기만 하다.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 대책에도 아랑곳않고 아파트 값은 천정부지로 오르니 그런 생각이 더 든다.

분명히 문제가 있다.부동산 값이 오르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우선 아이들 교육문제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지 않나 한다.요즘 부모들은 자녀 교육문제를 모든 것에 우선해 사활을 걸다시피 한다.이러다 보니 생활이 여유있는 주부들도 아이들 사교육비 마련을 위해 허드렛일도 마다 않는 게 현실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여러 대안을 제시했지만 신통한 성과를 거두는 것 같지 않다.서울시가 뉴타운에 특목고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랑같지만,노원구의 사례가 강남북간 불균형 발전을 시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소개한다.최근 들어 우리 구는 ‘강북의 8학군,교육 1번구,명문학군 급부상…’이란 제목으로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곤 한다.노원구 소재 중·고등학교들이 소위 명문대와 외국어고 등 특목고 진학률이 높다는 것이다.실제로 구에서 지역내 학교를 조사한 결과 A고는 서울대 21명,외국 대학 2명,연세·고려대 69명을 비롯,재학생의 61%가 서울의 4년제 대학에 진학했다.B고도 서울대 21명,일본공대 7명,미국 카네기공대 1명,연세·고려대 57명 등 수도권 소재 4년제에 431명을 진학시켰다.중학교의 특목고 진학률도 이들 명문고에 뒤지지 않아 A중에서 과학고에 6명,외고에 21명을 진학시키는 등 10여개 중학교가 두드러진 성적을 보였다.

물론 유명대학과 특목고 진학률로만 학교를 평가한다는 것은 무리다.하지만 강남학군이 사회문제화되고 부동산 값이 치솟는 이유중 하나라는 현실을 감안할 때,강남북 불균형 문제는 교육문제에서 접근하는 것이 보다 빠른 길이 아닌가 한다.

노원구의 각급 학교들이 명문학교가 되기까지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노원구의 각 학교들은 전통이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신생 학교들이다.초·중·고교가 98개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다.지역적으로 아파트가 90%이며 고학력 젊은 맞벌이 부부가 많이 살다 보니 어느 지역보다도 향학열이 높은 편이다.학교와 선생님들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과거와는 달리 우수 학생들이 강남 등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않는 것도 노원을 명문학군으로 만든 요인이다.특히 우리 구는 재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데도 매년 10억원의 예산을 열악한 교육환경시설 개선을 위해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학교와 학부모 자치단체가 삼위일체가 돼 우리 지역을 강북의 8학군으로 만들어왔다.

중계동 은행사거리에 강북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학원가가 자연스레 형성된 것도 원인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이 곳엔 청소년 유해환경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구에서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다른 자치구도 노원처럼 제2,제3의 ‘강북의 8학군’으로 만들어 간다면 굳이 학군이 좋다는 강남으로의 쏠림 현상은 해소될 것이고,부동산 값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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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재 노원구청장
2003-10-1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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