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장관’ 희망서 14일 ‘최단명 장관’으로

‘최고의 장관’ 희망서 14일 ‘최단명 장관’으로

입력 2003-10-03 00:00
수정 2003-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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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정(崔洛正) 해양수산부장관이 2일 스스로 부른 ‘설화(舌禍)’에 휘말려 취임 14일 만에 낙마했다.“최고의 장관이 되겠다.”는 그의 포부는 참여정부의 각료,역대 해양부장관 11명 가운데 각각 ‘최단명 장관’이라는 기록으로 남게 됐다.

최 장관은 1996년 해양수산부가 출범한 이래 정치인 몫이었던 해양부장관직에 내부 승진으로 발탁돼 기대를 모았지만 취임 초부터 구설수를 몰고다녔다.

퇴진을 몰고온 직접적인 요인은 지난 1일 오후 3시30분 충북 청원군 한국교원대에서 초등·특수학교 교장자격 연수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강에서의 ‘교사 비하발언’이었다.최 장관은 이날 특강에서 ‘‘선생 중 몇 놈이 교장으로 올라가도….”라는 등의 발언으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해양부 직원들은 장관의 경질 소식에 “해양부 정책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각료가 제대로 일도 못해 보고 물러가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최 장관은 퇴임식에서 “초보운전자가 접촉사고를 낸 정도로 봐줬으면 했는데 인명사고를 낸 셈이 됐다.”며 “임명권자에게 누를 끼치고 국민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퇴임식은 취임식과 마찬가지로 격식없이 진행됐으며,몇몇 직원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최 장관은 분위기가 무거워지자 ‘해양수산부 파이팅’을 선창하기도 했다.

최 장관은 경질 소식을 허성관 행정자치부장관으로부터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최 장관은 이와 관련,“(대통령이)직접 전하는 것이 미안하다는 배경 설명과 함께 3시30분쯤 간접적으로 들었다.”고 밝혔다.소식을 전한 허 장관은 행정자치부로 자리를 옮긴 뒤 “천성은 바뀌지 않는데…”라며 최 장관의 튀는 언행을 걱정했다는 후문이다.공교롭게도 최 장관의 낙마를 가져온 특강 역시 허 장관이 해양부장관 시절 잡은 일정이다.



강동형기자 yunbin@
2003-10-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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