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교단이 흔들린다

농어촌 교단이 흔들린다

입력 2003-09-26 00:00
수정 2003-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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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를 내고 다시 임용시험을 치렀다가 떨어지는 상황이 겁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하지만 현직에서도 임용시험을 볼 수 있다니 올해 서울에 도전해볼 생각이다.”(충남 C초등 서모교사)

“사표를 내고 임용시험을 다시 보려는 교사는 그래도 양심적이다.요즘 서너명만 모이면 임용시험 준비 얘기를 나눈다.”(강원 J초등 김모교사).

교육인적자원부와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이 오는 11월23일 실시할 초등교원 임용시험에서 현직 교사의 응시제한을 폐지할 방침인 가운데 농어촌 초등학교의 교사들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읍·면·군 단위 뿐만 아니라 시 지역의 교사들도 마찬가지다.주로 교직 경력이 5년 미만인 20·30대의 젊은 교사들이 동요하고 있다.가족과 떨어져 근무하는 40대의 교사들도 적지 않다.

이같은 현상은 교사들이 다른 시·도로 가기 위해 임용시험을 치르려면 사직한 뒤 2년이 지나야 응시할 수 있도록 한 시·도 교육청의 임용시험 공고에 대해 대법원이 부당하다고 판결한 데 따른 결과이다.

아울러 교원의 지방직화에 대비,미리 재정형편이 좋은 서울·수도권·광역시 등 대도시로 근무지를 옮기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이에 따라 도서 및 산간 벽지가 많은 전남·전북·충남·경북·강원 등 시·도지역에서는 교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젊은 교사들,전출희망 많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3월1일 기준으로 전국 16개 시·도 초등교원을 대상으로 다른 시·도의 전출희망을 조사한 결과,3858명으로 집계됐다.원하는 곳은 서울 927명,경기 658명,광주 502명,대전 321명,부산 112명 등 대도시가 전체의 91.4%를 차지했다.

특히 가족과 떨어져 있는 ‘별거 교원’ 1725명(전체의 40.8%) 가운데 5년 미만의 젊은 교원은 67.8%인 1170명이다.별거교원에게는 응시자격 제한 폐지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교육청별 전출희망 교원의 경우,78.8% 이상이 농어촌 학교인 전남이 80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광주 희망이 56.8%인 456명이다.

경북은 741명,충남은 399명,충북은 252명,강원은 174명이다.일선 교육청들은 “해마다 전출희망 교사 중 시·도간의 교류로 혜택을 받는 교사는 9∼10%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농어촌 교사들의 상당수는 잠재적으로 임용고시 응시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전남교육청의 관계자는 “최근 사표를 낸 젊은 초등교사는 15명 정도”라면서 “이들보다 현직에 있으면서 시험을 준비하는 즉,마음이 떠난 교사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경북교육청측은 “떠나겠다는 교원을 말릴 수는 없다.대부분 20·30대의 젊은 교원들이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씁쓸해 했다.

●농어촌 지원자 적다

전국 시·도 교육청은 올해 초등교원 임용시험을 다음달 23일 공고한 뒤 11월23일 치를 계획이다.올해는 순수 증원될 초등교원 2240명,정년퇴직에 의한 자연감소 1450명,기간제교사를 대체할 정규교원 3881명 등 모두 8300여명을 충원해야 한다.예비교원 자원은 교대 졸업생 5800명,교대 특별편입생 2499명,복직 교사 1000여명으로 수치상으로는 오히려 충원 계획을 넘어선다.하지만 교대 졸업자들의 10∼20%만 농어촌 지역을 응시하는 현실이 문제이다.응시 나이를 40세 이상까지 높게 잡았어도 지난해 경기는 1715명·충남은 1289명,경남은 715명,전남은 275명을 뽑지 못했다.

경북 교육청측은 “대구교대의 졸업생 중에서 70%는 대구로,10%는 서울로,나머지 20%만 경북에 남는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 7월25일 초등교원 임용시험의 응시자격 제한과 관련,“퇴직후 일정기간이 경과해야 한다는 지침은 법적 근거가 없어 법률로써만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게 한 헌법의 법률유보의 원칙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판결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2003-09-2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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