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 눈길 끈 우리의 전통서예/소헌 정도준씨 獨·佛이어 伊·벨기에서 초대전

유럽인 눈길 끈 우리의 전통서예/소헌 정도준씨 獨·佛이어 伊·벨기에서 초대전

입력 2003-09-10 00:00
수정 2003-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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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서예가 소헌(紹軒) 정도준(사진·55)씨가 최근 독일과 프랑스에서 전시를 연 데 이어 이탈리아와 벨기에에서도 초대전을 갖는다.이탈리아 피렌체 체탈도 시립미술관(12일부터 10월31일까지)과 주 벨기에 한국대사관(18일부터 10월31일까지)에서 각각 열리는 이번 전시로 소헌은 다시 한번 해외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소헌은 한문의 해서·행서·예서·전서·초서의 오체와 한글고체,궁체에 두루 능하다.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오륜체라는 자신만의 서체까지 개발했다.하지만 그가 주로 쓰는 것은 전서(篆書)다.이는 “가장 원시적인 것이 가장 현대적”이라는 그의 믿음과 무관하지 않다.소헌 작품의 특징인 전통과 현대를 이어주는 조형성 또한 이 전서체를 통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그의 글씨의 기운생동하는 유연한 선은 ‘사제곡(莎提曲)’‘무강복(無彊福)’ 등의 작품에서 그대로 엿볼 수 있다.

“글씨란 도(道)일 뿐 기술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소헌은 인격으로서의 서예를 강조한다.그는 언젠가 지인귀침명 처세혼광진(至人貴沈冥 處世混光塵),즉 지인(至人,덕이 극치에 이른 사람)은 드러나지 않는 것을 귀히 여기며 세상을 둥글게 산다는 내용의 글귀를 쓴 적이 있다.소헌은 그렇듯 담백하고 모나지 않기에 그의 글씨엔 사됨이 없다.

소헌은 고향 진주의 촉석루 현판을 쓴 부친 정현복 선생에게 가학(家學)으로 서예를 전수받았고,서단의 거목 일중(一中) 김충현 선생의 문하에서 공부했다.1982년 ‘조춘(早春)’으로 제1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이래 지금까지 서예작가로서는 드물게 국내외에서 꾸준히 개인전을 열어왔다.그는 경복궁 안의 구 조선총독부가 철거된 자리에 세워진 흥례문과 유화문의 현판을 비롯해 창덕궁의 진선문,규장각 등의 현판을 쓰는 등 우리 문화재 보존에도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다.

소헌은 내년에는 미국 오리건대학 동양사박물관과 프랑스 쇼몽에서 서예전도 열 계획이어서 서구에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민간 ‘문화대사’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서예가 어떻게 회화성을 가질 수 있는가’‘미술과서예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묵향에 젖어 지내는 그가 요즘 골몰하고 있는 화두다.



김종면기자 jmkim@
2003-09-1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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