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오는 21일 막을 올리는 미국여자월드컵 주심 배정을 받았다.아시아에서는 주심 2명과 부심 4명이 이번 월드컵에 배정됐다.
기쁨도 잠시.건강진단서 등 수많은 서류를 하루만에 해결하고,주중 프로축구 K-리그까지 겹쳐 지방출장이다 뭐다 아침부터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완벽하고 준비성 많은 FIFA의 행정을 직접 체험해보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경우가 많다.이번에 온 서류 양식 중에도 몇가지 달라진 것이 있었다.
첫째는 모든 대륙이 주심과 부심의 배정을 같은 나라 사람으로 했다는 사실이다.이번 시도는 그동안 계속 문제가 된 주·부심의 의사 소통 문제에서 비롯됐다.FIFA는 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 등 3개국어를 의사소통의 기준으로 삼아왔다.
월드컵 같은 큰 경기에서 많은 심판들이 식당이나 공동장소에 모이면 그야말로 시장통을 방불케 할 정도다.자유로운 장소에서는 10개국어 이상으로 모든 심판들이 삼삼오오 떠들어 정신이 없을 정도다.
영어권이나 프랑스어권 심판과는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없지만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심판과 함께 배정을 받게 되면 영어를 전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보디 랭귀지’뿐 아니라 통역관까지 붙여야 한다.“영어 공부 좀 하라.”고 핀잔을 주면 대뜸 “너희가 스페인어 공부를 하라.”고 고집을 부려 가끔 신경전을 벌일 때도 있다.
이번 FIFA의 시도로 입지가 확고한 주심을 보유한 나라의 부심들은 덩달아 출장기회가 많아지게 됐지만,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설사 부심이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고 하더라도 세계무대에 한번도 서보지 못하는 불운을 안게 된다.
둘째는 전담 대기심판 제도다.그동안 주심이 서로 한번씩 대기심을 보던 것을 개최국 국제심판들을 이용해 전담으로 대기심판을 맡게 해 주심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제공하고 있다.지난 월드컵보다 4명이나 적게 주심들을 배정해 경비 절감의 효과와 질적으로 더욱 경쟁력있는 주심들을 키우려는 목적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것은 ‘비만 심판들’은 자국으로 다시 돌려보내겠다는 것.월드컵을 맡을 정도의 비중있는 심판이 비만이라는 것은 상식 밖의 이야기다.하지만 지난해 한·일월드컵에 배 나온 남자 심판을 본 적이 있다.체질 탓인지 체력은 상당히 좋았던 기억이 난다.
축구 국제심판 rtiger2002@hotmail.com
기쁨도 잠시.건강진단서 등 수많은 서류를 하루만에 해결하고,주중 프로축구 K-리그까지 겹쳐 지방출장이다 뭐다 아침부터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완벽하고 준비성 많은 FIFA의 행정을 직접 체험해보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경우가 많다.이번에 온 서류 양식 중에도 몇가지 달라진 것이 있었다.
첫째는 모든 대륙이 주심과 부심의 배정을 같은 나라 사람으로 했다는 사실이다.이번 시도는 그동안 계속 문제가 된 주·부심의 의사 소통 문제에서 비롯됐다.FIFA는 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 등 3개국어를 의사소통의 기준으로 삼아왔다.
월드컵 같은 큰 경기에서 많은 심판들이 식당이나 공동장소에 모이면 그야말로 시장통을 방불케 할 정도다.자유로운 장소에서는 10개국어 이상으로 모든 심판들이 삼삼오오 떠들어 정신이 없을 정도다.
영어권이나 프랑스어권 심판과는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없지만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심판과 함께 배정을 받게 되면 영어를 전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보디 랭귀지’뿐 아니라 통역관까지 붙여야 한다.“영어 공부 좀 하라.”고 핀잔을 주면 대뜸 “너희가 스페인어 공부를 하라.”고 고집을 부려 가끔 신경전을 벌일 때도 있다.
이번 FIFA의 시도로 입지가 확고한 주심을 보유한 나라의 부심들은 덩달아 출장기회가 많아지게 됐지만,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설사 부심이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고 하더라도 세계무대에 한번도 서보지 못하는 불운을 안게 된다.
둘째는 전담 대기심판 제도다.그동안 주심이 서로 한번씩 대기심을 보던 것을 개최국 국제심판들을 이용해 전담으로 대기심판을 맡게 해 주심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제공하고 있다.지난 월드컵보다 4명이나 적게 주심들을 배정해 경비 절감의 효과와 질적으로 더욱 경쟁력있는 주심들을 키우려는 목적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것은 ‘비만 심판들’은 자국으로 다시 돌려보내겠다는 것.월드컵을 맡을 정도의 비중있는 심판이 비만이라는 것은 상식 밖의 이야기다.하지만 지난해 한·일월드컵에 배 나온 남자 심판을 본 적이 있다.체질 탓인지 체력은 상당히 좋았던 기억이 난다.
축구 국제심판 rtiger2002@hotmail.com
2003-09-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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