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일의 어린이 책/새끼 개 / 박기범 글 / 유동훈 그림 낮은산 펴냄

이 주일의 어린이 책/새끼 개 / 박기범 글 / 유동훈 그림 낮은산 펴냄

입력 2003-07-23 00:00
수정 2003-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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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박한 목판그림이 인상적인 ‘새끼 개’(박기범 글,유동훈 그림,낮은산 펴냄)에는 보통의 어린이책에서 즐길 수 있는 아기자기한 ‘재미’는 들어있지 않다.멋부리지 않고 심심한 제목만 봐도 짐작이 갈 것 같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진지한 책맛을 선보이고 싶다면 권할만한 책이다.새끼 개의 한평생을 찬찬히 그려가는 책은 갈피갈피에 ‘소통’과 ‘관계’라는 듬직한 주제어를 끼워놓았다.

태어나자마자 주인공 강아지는 유달리 순했다.그런데 두 아이가 있는 아파트집으로 팔려간 다음부터 강아지는 조금씩 변해간다.아이들은 ‘순돌이’란 이름까지 붙여주며 귀여워하지만,엄마가 그리운 강아지는 그런 아이들에게 경계의 눈빛만 보낸다.그르릉그르릉 알 수 없는 울음소리만 게워내는 강아지의 속마음을 아이들이 알 리 없다.새끼개와 아이들의 관계는 갈수록 냉랭하게 어긋나기만 한다.일상의 자잘한 사물들에 주목하는 흔한 소재주의에서 탈피했다.알록달록 화려한 그림없이도 어린 독자들의 눈을 붙들 수 있는 건,신중하면서도 진솔한 주제접근 방식 덕분이다.아파트 집에서 적응하지 못해 내버려진 새끼개는 어떻게 될까.새끼개의 안타까운 죽음과 이를 까맣게 모르는 아이들 사이의 ‘소통부재’.해피엔딩에 익숙한 어린 독자에겐 충격으로 다가갈 수도 있을 듯하다.초등저학년용.6800원.

황수정기자

2003-07-2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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