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둥젠화정부 진퇴양난

홍콩 둥젠화정부 진퇴양난

입력 2003-07-12 00:00
수정 2003-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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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전법 입법 시도로 시작된 홍콩의 정치·사회적 불안이 급가속되고 있다.11일 여·야 정당은 한목소리로 재정사장(재무장관),보안국장,위생국장 등 각료 3인방의 사임을 요구했다.시민들은 9일에 이어 13일에도 최고수반인 행정장관과 입법회(의회) 의원의 직선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올해로 임기 6년을 맞는 둥젠화(董建華) 행정장관은 국가안전법 입법 연기로 행정능력은 물론 중국 지도부의 신임까지 잃었다.또 민심을 외면했다는 안팎의 비난과 사퇴압력까지 받는 등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행정장관 임명권을 쥔 중국정부도 바짝 긴장,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분출구 찾은 민심

국가안전법 입법 시도는 홍콩 시민들의 내재적 정치·경제적 불만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민심 악화의 근저에는 악화일로의 경제문제가 도사리고 있다.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초기 대처 미흡으로 홍콩 내 사망자가 300여명에 달하면서 관광지로서의 홍콩의 입지는 크게 위축됐다.지난 5월 말 현재 홍콩의 실업률은 81년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인 8.3%를 기록했다.직장인 월급도 40% 줄어들었고 홍콩 당국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에서 1.5%로 하향조정하기에 이르렀다.

예산의 방만한 경영으로 예산적자도 계속 늘어나 올해 700억홍콩달러(10조 58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서 홍콩내 자산가치가 급격히 떨어졌고 다국적 기업들이 베이징이나 상하이로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옮기면서 빈 사무실도 계속 늘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홍콩 시민 힘겨루기

중국정부는 수십명의 국무원 홍콩·마카오 담당관과 중앙연락판공실 소속 공무원들을 홍콩에 파견,민의 수렴에 들어갔다.그러나 중국정부가 둥 장관을 해임시킬 가능성은 적다고 외신들은 보고 있다.

이는 중국정부가 홍콩 반환 때도 썼고 타이완과의 통일정책 방안으로도 내세우는 ‘1국가 2체제’의 실패를 의미하기 때문이다.둥 장관은 중국 정부가 최종 추인한 친중국계 인물이다.타이완은 홍콩의 현 사태를 ‘1국가 2체제’의 실패사례로 규정,중국의 통일정책을 공격하고 있다.

특히 중국정부로선 둥 장관의 사퇴는 민의에 양보하는 형국이 된다.홍콩에 더 많은 민주주의를 허용하면 본토에서 똑같은 요구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따라서 궁극적으로 내각 교체를 통한 쇄신방안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홍콩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사태가 악화된다면 둥 장관이 자진사퇴하고 중국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이 경우 후임으로 렁춘잉(48) 행정회의 위원,헨리 탕 공상과기국 국장,피터 우 무역발전국 국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홍콩의 기독교 단체들은 이번 시위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13일 예정된 시위에서도 천르쥔 천주교 주교가 강사로 나선다.중국은 미 국무부에 의해 ‘종교 탄압 특별 우려국’으로 지목돼 있다.기독교도들은 국가안전법이 입법화되면 중국이 홍콩에서도 똑같이 종교를 탄압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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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하기자 lark3@
2003-07-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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