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살’ 최연소 부총리자문관 / 재정경제부 이건혁씨

‘마흔살’ 최연소 부총리자문관 / 재정경제부 이건혁씨

입력 2003-07-01 00:00
수정 2003-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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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때 한국을 떠나 거의 30년만에 고국에 돌아온 재정경제부 이건혁(李健赫) 부총리 자문관.그는 마흔살로 역대 부총리(재정경제부 장관) 자문관 가운데 최연소다.김진표(金振杓) 부총리가 너무 바쁘다는 걱정에서부터,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을 빨리 처리해 주지 않으면 올해 성장률이 4%를 밑돌 것이라는 걱정까지 그의 ‘나라 걱정’은 끝없이 이어진다.

●너무 젊은 자문관의 출현

그가 부총리 자문관이라는 직함을 달고 정부과천청사에 나타난 것은 지난 5월20일.‘젊은’ 자문관의 출현에,자존심 강한 재경부 관료들이 거부감을 나타냈을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이 자문관은 “예전부터 나라 걱정을 같이 했던 사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이 말을 이해하려면 그의 이력서를 들춰봐야 한다.서울 출생인 그는 신용산초등학교 5학년때 영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났다.런던대학을 졸업한 뒤 경제·정치 분야의 명문이라는 LSE(London School Economics)에서 거시경제 박사학위를 마칠 무렵,국제통화기금(IMF)에 인턴십 지원서를 냈다.그런데 인턴십 3주만에 정식직원 채용제안이 들어왔다.

긴 고민 끝에 1년 후에 반드시 취직한다는 계약서를 써준 뒤 학교로 돌아가 박사학위를 마쳤다.물론 졸업후 약속대로 IMF에 취직했다.한국인이 IMF에 정식직원으로 채용된 것은 10년만에 처음있는 일이었다.

●IMF에 정식채용된 한국인

그는 IMF에서 99년 10월까지 꼬박 10년을 근무했다.직속상관은 외환위기 당시 한국담당국장을 지내 우리에게도 익숙한 휴버트 나이스 현 도이체방크 아시아·태평양본부회장.그러나 외환위기 때는 한국이 아닌 인도네시아 프로그램을 맡았다.한국인이 한국을 구제하는 프로그램을 맡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외환위기는 그의 개인적인 삶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그는 “IMF에 있으면서 여러 나라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아시아의 외환위기는 전혀 성격이 달랐다.”면서 “자금시장의 신뢰도가 한꺼번에 붕괴돼 혼란이 초래됐으며,그런 위기는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99년말 투자은행인 JP모건으로 옮겼다.홍콩에서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각국의 경제상황을 분석했고,여기에는 늘 한국이 포함돼 있었다.그리고 올해초 가족과 함께 서강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로 귀국했다.귀국 소식을 들은 재경부의 지인(知人)들이 공석이었던 부총리 자문관에 그를 추천했다.

●부총리와 자문관의 첫 대면

부총리를 대면하던 첫 날,그는 “생각보다 경제가 어렵다.”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자문했다.부총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도 그럴 것이 그때까지만 해도 정부는 올해 5%대 달성이 가능하다고 역설할 때였다.1∼2주 후부터 연구기관들은 성장률을 하향조정하기 시작했고,정부도 하향조정의 불가피성을 시인하기에 이르렀다.부총리를 직접 만나 경제 자문을 하고 싶지만 부총리의 일정이 너무 바빠 일주일에 한번꼴로 보고서를 낸다.보고서는 하루이틀 뒤에 부총리의 친필사인과 함께 되돌아온다.실제 그의 책상에서 ‘훔쳐본’ 보고서에는 부총리의 사인과 함께 곳곳에 밑줄과 동그라미가 처져 있었다.

그가 진단하는 우리 경제의 탈출구는 무엇일까.그는 먼저 “지금은 세계경제의 불황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 진단했다.따라서 내수를 떠받치는 정책,즉 4조원대의 추경예산을 하루빨리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미국시장이 재정팽창,저금리,달러약세라는 3형제가 오뚝하게 서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여건이 좋다.”면서 “우리나라도 원화강세만 빼고 재정·금리가 미국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늦어도 4분기부터는 반등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글 안미현기자 hyun@

사진 한준규기자 hihi@
2003-07-0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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