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 집념의 사나이 최경주

돋보기 / 집념의 사나이 최경주

곽영완 기자 기자
입력 2003-06-16 00:00
수정 2003-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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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미프로골프(PGA) 투어 두번째 메이저인 US오픈 3라운드.

대회가 열린 일리노이주 올림피아필즈골프장엔 앞선 이틀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북적댔다.코스 곳곳에선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탄성과 환호를 지르는 갤러리의 움직임이 선수들만큼이나 바빴다.

갤러리와 달리 선수들의 숫자는 반으로 줄어 있었다.전날 2라운드에서 컷을 통과하지 못한 선수들은 짐을 싸 떠나고 없었다.한국선수로는 유일하게 3년 연속 이 대회에 출장한 최경주도 첫해에 이어 또다시 컷오프의 쓴잔을 들어야 했다.대회 첫날 PGA 진출 이후 한라운드 최악인 9오버파를 기록한 후유증을 끝내 극복하지 못한 최경주도 당연히 대회 코스에서 만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최경주는 경기장을 떠난 건 아니었다.대회 코스에서 멀리 떨어진 연습그린 위에 있었다.여느 때와 다름없이 단정한 복장과 위가 터진 독특한 모자를 눌러 쓴 그는 이른 아침부터 연습그린에 나와 마치 3라운드 티오프를 대기하는 선수처럼 연습에 열중했다.

그의 곁엔 대회 개막전 연습라운드부터 2라운드까지줄곧 그의 플레이를 옆에서 지켜보며 연신 고개를 가로 젓던 필 리츤 코치와 이번 대회 직전 새로 고용한 캐디 칼 하트가 있었다.리츤 코치는 최경주의 머리를 잡아주거나 자세를 교정해주었다.

“아마 컷오프되고도 대회장에 남아 있는 선수는 나밖에 없을지 모른다.하지만 투어 대회는 계속 이어지는 것 아닌가.한번의 실패로 모든 게 끝난 건 아니다.”

표정은 오히려 경기를 치른 이틀보다 더 편안해 보였다.간혹 아쉬움이 배어나오긴 했다.3라운드에 진출한 선수와 같이 연습하기가 쑥스러운 것일까.

“경기는 잘 풀릴 때도 있고 안 풀릴 때도 있는 것이다.하지만 연습마저 게을리 하면 언제 잘 풀리겠나.자존심이 훌륭한 선수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수만명의 선수들이 바늘구멍 뚫기와 같은 예선을 거쳐야 밟아볼 수 있는 US오픈 본선무대에 투어 성적 순으로 초청되는 극소수의 선수들 사이에 최경주가 3년 연속 포함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올림피아필즈(미 일리노이주)

곽영완 특파원
2003-06-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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