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문화탐험 편안히 안내 / 문학·문화비평집 동시에 낸 신예 김동식씨

지적 문화탐험 편안히 안내 / 문학·문화비평집 동시에 낸 신예 김동식씨

입력 2003-06-11 00:00
수정 2003-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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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문학평론가 김동식(36)이 문학비평집 ‘소설에 관한 작은 이야기’(문학동네)와 문화비평집 ‘잡다(雜多)’(이마고) 를 동시에 펴냈다.

문학과 문화를 아우르는 들판에서 부지런히 글을 캐는 행보가 정작 본인에게는 부담스러운 모양이다.두 책의 제목에 들어있는 ‘작은’과 ‘잡다’란 표현은 그가 갖고 있는 심리적 무게를 그대로 보여준다.“본격적인 문학비평도 아니고,독서감상문도 아니고,독자의 책 선택을 도울 목적으로 씌어진 리뷰도 아니다.평소 문학에 대해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소박하게 써나간 글에 지나지 않는다.”(‘소설에 관한 작은 이야기’)“문화현상에 대한 기초적이고 초보적인 기록이다.”그러나 그의 진술은 ‘겸허함’에 가까운 것임을 금세 알 수 있다.책을 펼치면 어느 것 하나 가볍거나 잡문으로 다가오지 않는다.오히려 문학이나 문화가 지닌 추상성 때문에 미리 생길 수 있는 흐릿한 안개를 걷어주면서 독자가 쉽게 여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소설에 관한 작은 이야기’는 53편의 작품을 소재로 삼았다.전문적인 내용을 딱딱한 이야기가 아니라,쉬운 말과 대화체를 구사하면서 작가의 세계와 작품을 설명한다.그의 자상한 안내는 박완서 최인훈 이청준 현기영 황석영 이윤기 등 좀 어렵다는 글쓰기도 알기 쉽게 풀어낸다.이순원 안도현의 구수한 이야기를 살짝 보여주는가 하면,어느덧 김종광 배수아 등 젊은 작가들에게 경쾌하게 다가간다.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편안해지곤 한다.”고 작가 박완서의 미덕을 정리한 것은,그 자신의 글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한편 ‘잡다’에는 그의 지적 호기심이 오롯이 녹아 있다.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로 시작하는 책은 ‘배칠수의 개그 파일’‘개그콘서트’같은 가벼운 만남에서 ‘수유 연구실+연구공간 너머’의 진지함에 이르기까지 부지런히 오간다.그의 지적 탐험은 한가지 장르에 머물지 않고 ‘촛불시위’나 ‘디지털카메라의 문화적 의미’등 사회현상으로 뻗치기도 한다.왕성한 지식 여행이 다음에는 어떤 글밭에서 무엇을 채워나갈지 기다려진다.

이종수기자
2003-06-1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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