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이해못할 서울시 행정

[오늘의 눈] 이해못할 서울시 행정

황장석 기자 기자
입력 2003-06-05 00:00
수정 2003-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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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서울시장은 틈만 나면 “민원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소신있는 행정을 펴라.”라고 시 공무원들에게 주문한다.‘CEO 시장’다운 소신이다.이 시장의 이같은 소신이 일선 공무원들에겐 얼마나 먹혀들까.극단적인 해석인지는 몰라도 최근의 한 사례를 보면 ‘글쎄’다.

서울시는 최근 ‘개인택시 보충면허’ 대기자 3000여명에게 면허를 발급키로 했다.‘개인택시 보충면허’란 서울시가 지난 1999년 이후 교통량 조절을 위해 ‘택시 7만대 총량제’ 정책을 실시하면서 만든 일종의 고육책이다.시가 당시 면허자격을 갖춘 3655명의 택시기사들에게 “7만대 범위에서 결원이 생길 때마다 면허를 발급하겠다.”며 번호표를 나눠준 것.하지만 면허발급이 가능한 인원은 매년 40∼50명에 불과해 645명만이 면허를 취득했다.

지난달 관련 기사가 보도되자 서울시 해당부서에는 이제나저제나 발표를 기다리던 대기자들의 문의전화가 쇄도했다.시는 당초 대기자들에게 “5월말까지 관련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약속까지 한 상황이었다.하지만 시 담당자는 “모른다.결정된 바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사실확인을 요청하는 기자들에겐 기사내용을 요약한 뒤 “결정된 바 없다.”는 문구를 덧붙인 해명자료도 배포했다.취재 과정에서 “면허를 발급키로 결정했다.”는 확언을 했던 담당자는 발뺌만 계속했다.

결국 시의 답변을 듣지 못한 대기자들은 이를 보도한 대한매일과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가족의 생계가 걸린 문제다.정말 면허를 발급하느냐.”는 그들의 물음에는 절박함이 묻어있었다.“몇 차례에 걸쳐 확인한 뒤 기사화했다.”고 답변하는 것 외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그랬던 서울시는 불과 며칠 뒤 ‘3000여명에게 면허를 발급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미 보도된 내용과 다른 부분은 전혀 없었다.속이 탔을 민원인은 물론 기자도 왜 서울시가 쉬쉬했는지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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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석 전국부 기자surono@
2003-06-0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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