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갈등조정기능 살리려면

[사설] 정부, 갈등조정기능 살리려면

입력 2003-05-23 00:00
수정 2003-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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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각계 각층에서 분출하는 사회갈등을 감당하지 못해 심한 무력증에 빠져들고 있다.국가의 물류기능이 마비되고 2세들에 대한 교육기능이 위태위태한 가운데 최근에는 전국공무원노조까지 쟁의행위에 나서겠다고 위협하는 등 사회갈등이 정부 내부로 번지고 있다.이 같은 집단적 이익갈등과 대미 외교를 둘러싼 이념갈등까지 겹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대되고 있는데도 정부는 갈등의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급기야 대통령의 국가 공식행사 참석이 실력저지 당하는 상황에 이르렀는데도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우리는 이같은 사태가 참여정부의 가치관과 이념적 지향점에 대한 기존 관료조직의 부적응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본다.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각 부처의 정책 담당자들은 새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매우 혼란을 느끼고 있다.

정책담당자들은 노무현 정부가 표방한 ‘대화와 타협의 정신’과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적어도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듯싶다.막연히 새정부가 노동자와 서민 등 사회·경제적 약자의 편에 서있다고만 인식한다.그래서 노 대통령의 지지세력들이 법과 질서를 해치고 경제기반이 무너지는 상황이 뻔히 예견되는 데도 눈치만 살피고 있다.그 결과 사태 초기에 정책 대응의 시기를 놓치고 국가기능이 마비되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이처럼 심각한 기능마비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노 대통령이 이념적 좌표와 정책노선의 큰 방향을 보다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모호성과 이중성의 전략에서 벗어나 더 이상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그러나 지금처럼 잦은 정책개입과 사소한 일에까지 직접 나서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각 부처의 정책 담당자들도 복지부동의 자세를 버리고 열린 자세로 사회갈등의 요인을 사전에 수렴·설득·조정하는 기능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할 것이다.

2003-05-2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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