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지 소설 ‘나비타령’ 실존모델 지성자씨 / 어머니 가야금曲 딸과 함께 연주

이양지 소설 ‘나비타령’ 실존모델 지성자씨 / 어머니 가야금曲 딸과 함께 연주

입력 2003-05-22 00:00
수정 2003-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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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생 댁에서 몇시간을 지낸다는 것은 내게 있어서 우리나라였다.…방안에서 풍기고 있는 어렴풋한 마늘내,김치빛깔,세워둔 가야금을 바라보면서 끊임없는 장단에 빠져갔다.”

일본 문단에서 아쿠타가와상(芥川賞)을 수상하며 촉망받았으나,요절하고만 재일 한국인 작가 이양지(李良枝·1955∼1992)가 쓴 ‘나비타령’의 한 대목이다.재일동포인 여주인공이 한국인도,일본인도 아닌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다가,한선생을 통하여 모국을 알게 된다는 내용의 자전적 소설이다.

여기서 한선생이 바로 이양지에게 가야금을 가르쳤던 지성자(사진·58)다.그는 70∼80년대 도쿄에 ‘지성자 가야금 연구소’를 차려놓고 우리 말과 풍속을 잃어가는 재일교포 2세들에게 한국과의 끈을 이어주었다.

그가 28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연주회를 갖는다.‘성금연의 가야금 창작 세계,올곧게 흐르는 가락,숨결 줄(絃)’이라는 긴 이름을 붙였다.작고한 성금연은 그의 어머니.유명한 성금연 가락 가야금 산조를 엮은 바로 그이다.아버지 역시 자신의 이름을 딴 해금산조를 짰던 민속음악계의 대부 지영희(작고)다.

지성자가 일본에 살게 된 것도 부모의 연주활동과 관계가 깊다.가야금이나 장구,양금을 악기가 아닌 장난감으로 갖고 놀던 그는 어린시절부터 어머니의 치마폭을 붙잡고 국내외 연주를 따라다녔고,일본에서 부모의 통역을 하던 사람과 친해지면서 결혼했다.

지성자는 이번에 어머니의 가야금 산조를 김귀자와 듀오로 연주한다.김귀자(33)는 그의 딸.3대가 한 무대에 오르는 셈이다.장단은 정화영.

승무의 인간문화재 이매방이 특별출연하여 더욱 뜻깊은 무대를 꾸민다.지성자가 연주하는 성금연의 15현 가야금을 위한 창작곡 ‘눈물이 진주라면’에 맞추어 15분 정도 즉흥무를 선보인다.특기인 살풀이도 출 예정이다.

일본의 타악연주자 다카다 미도리가 성금연의 창작곡 ‘새가락 별곡’을 지성자와 함께 연주하는 순서도 마련된다.(02)3445-0306.

서동철기자
2003-05-2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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