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아쉬움 남긴 TV토론회

[오늘의 눈] 아쉬움 남긴 TV토론회

이도운 기자 기자
입력 2003-05-03 00:00
수정 2003-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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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1일 밤 TV토론은 청와대에 정국을 이끌어가는 전략적 사고나 판단이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 행사였던 것 같다.

토론을 앞두고 노 대통령은 참모들이 만들어준 참고자료를 보며 답변을 준비하는 데 며칠을 할애했다고 한다.

그러나 청와대는 가장 중요한 준비사항에 소홀했던 것 같다.

그것은 토론회를 통해 노 대통령이 국민에게 전달해야 할 ‘메시지’였다.

노 대통령이 던져야 했던 메시지는 비교적 분명했다.그것은 북한 핵 문제와 경제 침체 등으로 불안해하는 국민을 안심시키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토론회에서 노 대통령은 실제로 안보와 경제에 대한 질문을 여러차례 받았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이 답변은 했지만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오히려 토론회가 끝난 뒤 시청자들의 머리속에 남은 메시지는 안희정씨에 대한 노 대통령의 깊은 애정,일부 언론에 대한 섭섭함과 적대감,미국에 대한 여전한 ‘당당함’ 등이 아니었을까?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토론을 좋아하는노 대통령보다도 자주 TV에 모습을 드러낸다.많은 말을 하지만 그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그것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의 안보를 굳건히 지켜나가겠다.”는 것이다.이처럼 명료한 메시지만으로도 부시는 9·11 뉴욕 테러 이후에 6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토론회에 앞서 참모들과 한 차례 연습만 했다.”면서 “토론에 나온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로 이처럼 안이하게 들릴 수 있는 상황인식에 청와대의 한계가 있는지도 모른다.

현재의 정국에 대해 좀더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있었다면 청와대의 토론 준비와 노 대통령의 자세는 달라졌으리라 생각한다.

노 대통령을 지지하든 반대하든,소중한 봄 밤의 120분을 할애한 국민은 국가의 현재와 미래를 웅변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고싶어 하지 않았을까?

이 도 운 정치부 기자dawn@
2003-05-0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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