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환자”→“세균성 폐렴”→“판단 유보” / ‘갈팡질팡’ 방역당국

“사스환자”→“세균성 폐렴”→“판단 유보” / ‘갈팡질팡’ 방역당국

입력 2003-05-03 00:00
수정 2003-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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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라는 건지,아니라는 건지 헷갈리네.”

방역당국이 국내 첫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추정환자로 발표한 K(41)씨를 환자로 계속 봐야할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나흘 사이에 ‘사스환자 발생(4월29일)→세균성 폐렴 유력(4월30일)→판단 유보(5월2일))’로 발표내용이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국가적인 중대사안을 너무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환자냐,아니냐

국립보건원은 지난달 29일 K씨를 국내 첫 사스 추정환자라고 발표했다.

폐렴을 포함,WHO가 정한 3가지 기준에 모두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세균성 폐렴 가능성도 있다는 단서를 붙이기는 했다.다음날은 주무장관이 직접 “세균성 폐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하루만에 환자가 아닌 쪽으로 급속하게 기울었다.그러나 사스전문가 자문위원회가 열린 2일에는 다시 ‘판단 유보’라고 한발짝 물러섰다.주치의는 사스환자가 아니라고 잠정결론을 내렸지만,자문위원들이 세균검사가 나올 때까지 좀 더 두고 보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키고,국가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환자발생’은 좀 더 신중하게 발표해야 했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보건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처음부터 WHO의 기준을 일관되게 따랐다.”고 반박했다.

●추정환자 늘어날 듯

WHO는 2일 사스 추정환자 진단기준을 바꿨다.

지금까지는 위험지역을 2주 내 다녀오고, 고열과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의심환자(Suspect)에 넣고, 폐렴이 있을 때만 추정환자(Probable)로 분류했었다.하지만 앞으로는 의심환자이면서 중합효소반응(PCR),항체검사,바이러스검사 중에 어느 한가지에서만 양성반응이 나와도 추정환자로 올리기로 했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제공하게 될 PCR 진단키트가 지금까지와 달리 믿을 만하기 때문에 PCR 양성반응으로 추정환자를 가린다는 점이 주목된다.

김문식 보건원장은 “바뀐 환자진단 기준에 따라 국내에서도 추정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2003-05-0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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