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 이상한 말바꾸기

예금보험공사 이상한 말바꾸기

입력 2003-04-28 00:00
수정 2003-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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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의 재실사를 맡았던 신한회계법인이 1차 실사기관인 모건 스탠리와 극비회동했으며,이 자리에는 예금보험공사도 있었다.”는 대한매일 보도(4월25일자)가 나간 뒤 예보는 “통상적인 만남이었다.”고 해명했다.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회계정보 자료를 입수하는 과정에서 일어난,업무수행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그렇다면 예보는 왜 처음에 “절대 만나지 않았다.”고 했을까.

●예보,“절대 안만났다” 거짓말

극비회동설에 대한 기자의 확인 요청에 예보의 조흥은행 매각협상 실무자인 김병주 책임역은 “4월16일 신한회계법인의 공식설명회때 외에는 절대 만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신한회계법인측 실사대표도 “어떻게 그런 만남이 가능하겠느냐.”며 똑같이 부인했다.물론 두 사람은 극비회동 자리에 있었다.예보측 설명대로 떳떳하고 통상적인 업무처리 과정의 일환이었다면 그토록 펄쩍 뛰며 “안만났다.”고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극비회동 자리에 있었던 한 참석자의 증언을 들어보면 의문은 더욱 짙어진다.이들은 호텔에서 처음 만나 서로 명함을 주고받으며 “다음에 만날 때는 처음 만난 것처럼 해야한다.명함도 그때 다시 주고 받자.”고 했다.호텔방에서 나갈 때는 한두사람씩 시간차를 뒀을 정도로 철저하게 보안에 신경을 썼다.

●당사자조차 “오해의 소지 있는 만남” 시인

신한회계법인측은 뒤늦게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라고 ‘거짓말을 한 이유’를 설명했다.스스로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시인한 것이다.

이 대목에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사실은 재실사가 왜 이뤄졌는가 하는 점이다.1차 실사를 맡은 모건 스탠리는 조흥은행을 팔려고 내놓은 정부(예보)의 자문사다.조흥은행 노조는 “파는 측의 자문사가 감정한 물건값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느냐.”며 반발했다.이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파는 측이나 사는 측과 아무 관계가 없는 제3자에게 실사를 맡겨보자.”고 제안했다.이렇게 해서 재평가를 의뢰받은 감정인이 물건값 감정을 끝내기도 전에 ‘객관성 시비’를 야기한 장본인과 의논 절차를 가졌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이유로 신한회계법인측도 모건 스탠리와의 극비회동을 부담스러워 했다.신한회계법인의 한 회계사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어 4월7일 두번째 극비회동은 거부했으나 예보측에서 한사코 괜찮다고 해 재회동이 이뤄졌다.”고 털어놓았다.

안미현기자 hyun@
2003-04-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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