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실용노선 전환?/ 對美 이어 언론관계도 유화제스처

노대통령 실용노선 전환?/ 對美 이어 언론관계도 유화제스처

입력 2003-04-24 00:00
수정 2003-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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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참모’ 출신의 청와대 A비서관은 23일 아침 신문을 펼쳐보고 빙그레 웃었다.전날 노무현 대통령이 “각종 정보기관의 보고보다 언론보도가 훨씬 정보 가치가 있다.”고 말한 대목에서 언론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유화적 제스처를 읽었기 때문이다.노 대통령이 대미관계에 이어 언론관계에서도 실용주의·현실주의 노선을 채택한 것으로 이해됐다.

그는 “노 대통령은 후보시절 ‘386참모’들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대미관계와 언론관계에 대해 자신의 원칙을 관철시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당시 386참모들은 노 후보에게 미국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을 소개하며 “미국이 녹록한 나라가 아니다.미국도 방문하고,신중하게 관계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조언을 많이 했다.반면 노 대통령은 강연회에서 “우리 참모들이 미국에 가라는데,이유가 있어야 가지,사진 찍으러 가서야 되겠느냐.”며 공개적으로 뿌리쳤다.언론에 대해서도 386참모들은 “불필요한 긴장 관계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언론과는 잘 지내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했었다.그러나 노 대통령은 “○○신문은 후보 경선에서 손을 떼라.”는 등을 주장해 386측근들의 억장을 무너뜨렸다는 것이다.현실을 감안한 386참모의 조언은 매번 노 대통령의 원칙 앞에서 좌절됐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노 대통령의 진보적·개혁적인 태도는 ‘386참모’의 영향으로 알려져 있다.하지만 386측근들은 “노 대통령과 함께 일하면서 자신이 보수적이고 반개혁적이라는 느낌을 갖는 측근들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고백했다.이같은 ‘차이’에 대해 측근 비서관은 “386측근들이 운동권 출신이라고 해도 정치권에서 13∼15년씩 일했고,공부들도 어지간히 했다.”며 “원칙을 고수한 태도가 노 대통령의 오늘을 만들었지만,참모는 아무래도 현실정치에서 살아남고,승리하는 방법을 조언하게 돼 있다.”고 설명한다.

원칙을 고수하던 노 대통령이 참여정부 탄생 2개월 만에 ‘현실주의’로 돌아선 이유에 대해,또 다른 청와대 ‘386 비서’는 “산 정상에 올라가면 더 멀리 보이니까,낮은 곳에 있을 때보다 어디가 낭떠러지고 어디가 길인지 잘 보이지 않겠느냐.”며 “대통령은 더 잘 보이는 위치에 올라간 후 나라와 국민의 평화·안전을 위해 현실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노 대통령은 실용주의자”라고 그는 덧붙였지만,현 언론 브리핑제도가 개선될 것이라는 성급한 추측에는 “그렇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문소영기자 symun@

2003-04-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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