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자율화와 함께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관치금융 시비가 요즘 금융가에 다시 등장하고 있다.금융권 일각에서는 ‘모피아’의 부활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모피아는 지금의 재정경제부의 전신인 옛 재무부의 영문 약자 MOF(Ministry of Finance)와 국제적 범죄조직인 마피아(Mafia)의 합성어.과거 금융계 사람들은 재무부에 근무하다 금융계로 방출돼 재무부의 지원을 배경으로 승승장구해온 금융계 내의 재무부 출신 인사들을 이렇게 불렀다.
그들은 재무부 특유의 근성과 끈끈한 연대감으로 서로 뒤를 봐주며 자신들만의 울타리를 형성했다.지금으로 말하면 ‘낙하산’인데 그 시절에는 금융계의 ‘성골’로 각종 금융기관장 자리를 거의 독식하다시피 했다.그 위상이 지금은 해체된 군 내부의 ‘하나회’에 버금갔다.막강한 결속력이 마피아를 연상케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모피아다.
모피아라는 말이 주로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긴 하지만 그들만이 가진 장점도 많다.그들은 자질과 업무수행 능력 면에서 탁월한 관료집단이었다.1994년에 옛 재정경제원(지금의 재경부)이 출범하기 직전까지 재무부는 엘리트 경제관료의 집합소로서 경제기획원(Economic Planning Board)과 쌍벽을 이뤘다.그 중에서도 재무부가 한수 위였다.기획원 사람들이 주로 개인기에 의존한다면 재무부 사람들은 개인기와 조직력을 겸비했다.그래서 그들에게는 일이든 운동이든 매사에 ‘지고는 못사는 사람들’이라는 별명이 늘 따라 다녔다.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 시기에 재무부는 세제와 금융부분을 장악하고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과 대출특혜 등의 수단을 통해 고성장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그러나 이 과정에서 민간경제에 대한 간섭이 지나치게 비대해졌다는 비판도 받았다.그래서 ‘관치경제’ 또는 ‘관치금융’이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비난의 표적이 됐으며 끝내는 재정경제원에 흡수돼 간판을 내려야 했다.
새 정부 출범이후 개각과 경제부처 및 산하 기관장 인사에서 옛 재무부 출신들이 대거 기용되고 있다.모피아의 부활인가? 시대가 달라진 만큼 그들의 폐쇄적인 조직문화도 달라지기를 기대해본다.
염주영 논설위원 yeomjs@
모피아는 지금의 재정경제부의 전신인 옛 재무부의 영문 약자 MOF(Ministry of Finance)와 국제적 범죄조직인 마피아(Mafia)의 합성어.과거 금융계 사람들은 재무부에 근무하다 금융계로 방출돼 재무부의 지원을 배경으로 승승장구해온 금융계 내의 재무부 출신 인사들을 이렇게 불렀다.
그들은 재무부 특유의 근성과 끈끈한 연대감으로 서로 뒤를 봐주며 자신들만의 울타리를 형성했다.지금으로 말하면 ‘낙하산’인데 그 시절에는 금융계의 ‘성골’로 각종 금융기관장 자리를 거의 독식하다시피 했다.그 위상이 지금은 해체된 군 내부의 ‘하나회’에 버금갔다.막강한 결속력이 마피아를 연상케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모피아다.
모피아라는 말이 주로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긴 하지만 그들만이 가진 장점도 많다.그들은 자질과 업무수행 능력 면에서 탁월한 관료집단이었다.1994년에 옛 재정경제원(지금의 재경부)이 출범하기 직전까지 재무부는 엘리트 경제관료의 집합소로서 경제기획원(Economic Planning Board)과 쌍벽을 이뤘다.그 중에서도 재무부가 한수 위였다.기획원 사람들이 주로 개인기에 의존한다면 재무부 사람들은 개인기와 조직력을 겸비했다.그래서 그들에게는 일이든 운동이든 매사에 ‘지고는 못사는 사람들’이라는 별명이 늘 따라 다녔다.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 시기에 재무부는 세제와 금융부분을 장악하고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과 대출특혜 등의 수단을 통해 고성장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그러나 이 과정에서 민간경제에 대한 간섭이 지나치게 비대해졌다는 비판도 받았다.그래서 ‘관치경제’ 또는 ‘관치금융’이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비난의 표적이 됐으며 끝내는 재정경제원에 흡수돼 간판을 내려야 했다.
새 정부 출범이후 개각과 경제부처 및 산하 기관장 인사에서 옛 재무부 출신들이 대거 기용되고 있다.모피아의 부활인가? 시대가 달라진 만큼 그들의 폐쇄적인 조직문화도 달라지기를 기대해본다.
염주영 논설위원 yeomjs@
2003-04-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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