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그제 대한적십자사에 조선적십자회 명의의 전화통지문을 보내 ‘인도주의 정신에서’ 쌀과 비료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북핵 다자회담이 북·미·중 3자회담으로 내주 베이징에서 시작된다는 전날 발표에 이은 북측의 첫 대남 제스처다.북측의 요청으로 ‘북핵 3자회담’에서 남측이 제외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북측의 쌀지원 요구는 남한 정부와 국민들을 불쾌하고,당혹스럽게 한다.북핵 문제의 해법을 찾는 회담에 남측이 배제된 것은 북측의 부당한 요구와 남한 정부의 무기력한 대응 때문이라는 여론이 비등하기에 더욱 그렇다.
다만 북측의 쌀지원 요청은 다른 한편으로 북한이 남북관계의 중요성을 인정하고,대화재개 의지를 내비친 신호라는 점에서 냉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즉 북한은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위해 미·중과의 협상 테이블에 나서지만 지금 이 순간 ‘그래도 믿고 의지할 곳은 남한뿐’임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관건은 북측의 요청을 얼마나 유효적절하게 활용하느냐다.
그런 점에서 대북 적대감을 앞세우기보다전략적 사고가 요구된다.우선 북측이 요구한 쌀과 비료를 국회보고 등의 절차를 거쳐 흔쾌히 제공하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특히 비료는 나흘전 정세현 통일장관이 국회에서 ‘20만t 제공용의’를 밝힌 바 있고,파종 시기에 맞춰야 하는 만큼 조건 없이 먼저 보내는 게 바람직하다.다만 식량은 중단된 남북 장관급회담을 재개,지원 규모와 조건 등에 대한 당국간 합의를 이룬 뒤 지원하는 게 옳다.그래야만 ‘대북 퍼주기’ 논란이 되풀이되는 것은 막을 수 있다.
대북 쌀지원 문제는 지난 7일로 예정됐다가 무산된 제10차 남북 장관급회담을 재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남북이 마주해야만 북핵 다자회담에 남측이 제외된 데 대해 북측에 본때 있게 따질 수 있고,남측의 조기 참여도 요구할 수 있다.또 남측의 회담 참여를 막은 다음날 쌀·비료 지원을 요청한 ‘몰염치’도 면박할 수 있다.
다만 북측의 쌀지원 요청은 다른 한편으로 북한이 남북관계의 중요성을 인정하고,대화재개 의지를 내비친 신호라는 점에서 냉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즉 북한은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위해 미·중과의 협상 테이블에 나서지만 지금 이 순간 ‘그래도 믿고 의지할 곳은 남한뿐’임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관건은 북측의 요청을 얼마나 유효적절하게 활용하느냐다.
그런 점에서 대북 적대감을 앞세우기보다전략적 사고가 요구된다.우선 북측이 요구한 쌀과 비료를 국회보고 등의 절차를 거쳐 흔쾌히 제공하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특히 비료는 나흘전 정세현 통일장관이 국회에서 ‘20만t 제공용의’를 밝힌 바 있고,파종 시기에 맞춰야 하는 만큼 조건 없이 먼저 보내는 게 바람직하다.다만 식량은 중단된 남북 장관급회담을 재개,지원 규모와 조건 등에 대한 당국간 합의를 이룬 뒤 지원하는 게 옳다.그래야만 ‘대북 퍼주기’ 논란이 되풀이되는 것은 막을 수 있다.
대북 쌀지원 문제는 지난 7일로 예정됐다가 무산된 제10차 남북 장관급회담을 재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남북이 마주해야만 북핵 다자회담에 남측이 제외된 데 대해 북측에 본때 있게 따질 수 있고,남측의 조기 참여도 요구할 수 있다.또 남측의 회담 참여를 막은 다음날 쌀·비료 지원을 요청한 ‘몰염치’도 면박할 수 있다.
2003-04-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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